푸른 난방을 입고있던 그 청년----
글쓴이: kaos5068 수정시간: 2005-07-24 16:17:54 조회: 43
어제 저녁무렵에 아내와 함께 이마트에 장보러 갔는데, 밖이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가동하는 장내가 좋아서 아내가 장보는 사이에 나홀로 북적대는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여기저기 매점마다 기웃거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담배가 피우고파서 어쩔수없이 정문으로 나가서 옆에 재털이가 있는 벤치에 앉아 담배를 불을 붙여물고서 오가는 아줌마 아가씨들 몸매감상으로 더위를 쫓고 있었다.
35도의 더위에 스모그인지 안개인지 끈적이는 공기의 흐름에 답답한 그 때에 어디선가 고물이 다 된 야쿠르트 배달하는 리어카에 종이 박스 폐지와 빈병을 얼키실은 할머니 한 분이 나의 시야에 나타났다.
나이는 한 여든쯤 되어보이는 이 깡마른 할머니는 얼굴의 깊은 고랑이 진 그 주름으로 땀을 주륵주륵 흘리시면서 그 병들을 쇼핑카트에 차곡차곡 옮기고 계셨다.
옷이 땀에 다젖어서 몸에 달라붙고 턱끝과 눈가의 주름골에서 연신 땀을 흘리시는 그 모습을 보니 나의 노모도 연상되어지고 한없이 연민의 정으로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중에, 그 할머니 병을 다 정리하시고는 나를 쳐다보면서 매장으로 들어가서 병을 팔아올테니 잠시만 자신의 리어카를 보아달라고 부탁을 하신다. 난 담배도 이미 다 피웠고 시원한 매장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잠시나마 그 리어카를 지켜주는 것이 꼭 내가 해야하는 의무감같은 것이 느껴져서 그러겠노라고 하고 계속 그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한참 지나서 그할머니가 다시 나타났는데 카트에는 병이 그대로 실려있었다. 나는 벌떡 일어서면서 " 할머니, 병을 팔지않고 왜 그냥 나오셨어요?" 하고 물었다. 글세, "병이 지저분하다고 받아주질 않아".
말꼬리가 죽어서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목소리로 어두운 얼굴에 절망적인 피로감을 노출하면서 노구를 구부려 카트의 병을 리어카로 옮기시작했다.
한카트의 병을 팔아봐야 5000원 정도 밖에 않된다. 이 더운 날에 노구를 이끌고 여기저기를 떠돌며 병을 주워모아 리어카에 싣고 이곳까지 땀으로 목욕을 해서 기다싶이 끌고 와서 퇴짜를 맞고, 이제 저병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나는 멍하니 2005년 대한민국의 뿌우연 하늘을 넋을 잃고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카트로 병을 다 옮기고 떠날려고 리어카를 밀려는 그 순간에 뒤의 벤치에서 얘기를 나누던 두명의 20대 청년 중에서 노란색 티를 입고있던 청년은 그 자리에 앉아있엇고, 푸른색 난방을 입고 있던 청년이 오른손을 바지뒷주머니에 찔러넣고 그 할머니에게로 성큼 다가서면서 어느새 꺼내든 파란색지폐 몇장을 할머니 옆에 떨어트리는 즉시로 ?어들면서 하는 말이 " 할머니 돈을 떨어뜨렸네요" 하면서 그돈을, 사오만원은 됨직한 그 돈을, 할머니 주머니에 찔러넣어주면서 할머니와 리어카를 함께 쭈욱 밀어주면서,바로 돌아서서 제갈길로 가버렸다.
병을 적재하는 것을 도와줄까 말까 망설이면서 하늘만 멍하니 쳐다보던 좀 전의 내 모습에 불현듯이 부끄러움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나는 다시 뿌우연 2005년 대한민국의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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