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의원이 조폭들이나 쓰는 쌍욕을 입에 담다니...
추미애 의원에게 쏟아지는 각종 비난은 몇 개의 층위를 지니고 있다. 첫번째는 야당의 총수에게 '놈'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비난했다는 점, 두번째는 한국사회의 '일등신문' <조선일보>에 'x'(남자의 성기를 지칭-조선일보 주석)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언론을 폄하했다는 점, 세번째는 여성국회의원이란 '신분'으로 술을 먹고 욕설을 퍼부었다는 점이다. 이에, 추의원에 대한 비난여론을 추려 싣는다. -
편집자 주
소설가는 질문한다
소설가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절대로 일방적인 '예스'나 일방적인 '노'가 있을 수 없다. 소설가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한 방향으로 우르르 몰려가는 것을, 어느 하나의 정치적 입장이 전제화되는 것을 무조건 반대한다. 소설은 모든 권위를 부정하는 '웃음'의 언어이며, 질문하면서 동시에 설명하는 '아이러니'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한국사회가 이런 소설가의 질문을 얼마나 허용하고 있는가를 돌아볼 때 작금의 사태는 우리에게 실망을 넘어 절망을 안겨준다.
집권당의 당 4역, 지방자치위원장인 국회의원이 소설가를 향해 살기등등한 욕설을 퍼부었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이런 취중발언 파문이 문제되자 언론사 사주와 야당 총재에게는 사과하면서도 욕설의 타깃이었단 '일개 소설가'에게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다. 사과 대신 소설가에게 날아오는 것은 익명의 협박과 발신인 불명의 인신공격이다. 필자는 옛날부터 권력을 등에 업고 으스대는 거만한 인간과 권력 앞에 무릎을 꿇고 설설 기는 비굴한 인간이 말할 수 없이 싫었다. 그래서 소설가가 되었겠지만 작금의 사태는 새삼 저런 것들에게 질 수 없다는 비분강개를 갖게 한다.
"이성을 가진 사람의 말이 아니다"
(염정희 /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주부이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의 폭언과 해명을 신문에서 보는 순간 아들이 살아가야 할 조국의 미래가 암담하기만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사석에서 술을 먹고 한 말을 언론이 인용했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정당은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추 의원의 발언은 이성을 가진 사람의 말로 보기 어렵고 변명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이다. 사석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한 국회의원을 두둔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묻고 싶다.
자신들의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이를 문제삼는 언론에 책임을 돌리는 정부 여당의 언론관이 엿보인다. 나라 살림을 맡은 국회의원들의 말과 행동을 사석과 공석에서 각각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것은 궤변이다.
<동아일보> 7월 9일 (독자)
[휴지통] "추의원 신사임당묘서 반성시라"
▽…'활빈단'(단장 홍정식)이라는 단체는 민주당 추미애 의원의 취중 욕설사건을 계기로 8일부터 '바른 의원 되기 캠페인'을 펼치기로 하고 그 첫번째로 '국회의원 이름값 하기 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는데…
▽…이 단체는 동료 여성의원들에게 추 의원을 경기 파주시 율곡기념관 내 신사임당 묘역으로 데리고 가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촉구하는가 하면 앞으로 욕설을 많이 하는 의원을 골라 10월9일 한글날에 금 은 동상을 주기로 했다고….
<동아일보>, 7월 9일
"미녀 의원이 조폭들이나 쓰는 쌍욕을…"
<조선일보> 만물상 가운데
▶민주당 추미애 의원의 '취중욕설'이 요즘 장안의 화제다.
"미녀 의원이 조폭들이나 쓰는 쌍욕을 입에 담다니…."
"남편이나 자녀들은 얼마나 민망할까. 애들 교육이 걱정이야."
"술자리에서 한 일을 보도한 건 너무하지 않아?"
"공인이 이성을 잃고 막말이나 해대니
나라꼴이 뭐가 되겠어."'취중실언'이라는 동정론도 없지 않으나 "평소 적개심을 술의 힘을 빌려 쏟아냈다 해도 '×같은'은 너무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 추 의원은 "특정 언론사를 거론하고 거친 발언을 하게 된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언론에 사과했지만 가당치 않은 놈'이라고 한 소설가 이문열씨에게는 사과하지 않았다.
어떤 '취중'은 사과해도 또 다른 '취중'은 진심이었단 말인가.
이씨가 동아일보 시론에서 '홍위병을 떠올리는 이유'는 어쩌면 추미애씨의 '전문성 억압'인지도 모른다. (하략)
곡언아권(曲言阿權)은 살아있다
(이수근/중앙일보 논설위원)
동시대에 같이 살면서도 통역이 필요한 얄궂은 세상이다. '언론개혁' 이란 말이 단적인 예다.언론개혁은 우리 시대의 언론상황에 존재하는 폐습과 나쁜 제도를 고치자는 것이 본질일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일부의 언론 및 시민단체가 말하는 요즘의 언론개혁은 대체로 '빅3' 로 대표되는 신문사 체제를 자기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뜯어 고치자는 것으로 번안해도 될 것 같다. 공교롭게도 빅3는 모두 사주가 있고, 권력에 비판적인 신문사다.
사주는 지금 악의 화신인 양 그들로부터 저주받는 형세에 처해 있다. 추미애라는 한 국회의원이 한 신문사의 기자에게 "이 사주 같은 놈" 이라고 악담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 국회의원과 여권을 포함한 '언론개혁세력' 은 빅3 신문사로부터 사주를 들어내고, 그들 유(類)의 논조를 따르도록 하는 듯한 것을 이른바 언론개혁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으로 보는 경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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