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대북사업 참여 안한다’
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05380] 그룹이 5일 대북사업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현대차 그룹은 또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현대그룹 계열사 향배에 대해서도 전혀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밝혔다.
현대차 그룹이 이같은 입장을 공식 표명한 것은 맏형으로서 가정사(事)의 책임은 지되 사업 부문에 있어서는 처음부터 선을 분명히 긋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이날 "현대차 그룹은 대북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에 대해 확고하다 "며 "정몽구 회장은 이전에도 이같은 입장을 여러차례 밝혀왔으며 정몽헌 회장의 사망소식을 접한 후에도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고 밝혔다.
이 고위 관계자는 "대북사업 참여 여부는 ‘사소한 정’에 이끌리기 보다는 철저한 시장경제 논리에서 봐야 하는 문제 "라며 "현대차가 대북사업을 맡게 될 경우 외국인 주주들이 다 빠져나가게 될 것이며 금융상에도 큰 문제를 겪게 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대북사업은 결국 정부의 몫이어야 하지 않겠느냐 "고 전했다.
현대차 그룹이 정 회장 사망 하루만에 고위 관계자를 통해 이런 입장을 서둘러 밝힌 것은 대북사업 참여에 대한 부담을 일찌감치 털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회장은 4일 동생 정 회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가장 먼저 현장을 찾아 시신수습 과정을 직접 챙긴데 이어 운구차와 함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으로 이동, 가족회의를 주재하고 새벽까지 조문객을 맞는 등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장남으로서 집안의 어른 노릇을 도맡아했다.
그러나 ‘공(公)은 공, 사(私)는 사’라는 평소 의지에 따라 동생이 남기고 간 사업에 대해서는 전혀 손을 대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회장은 지난해 정몽준 의원의 ‘대선출마’ 선언 당시에도 현대차 그룹 차원에서 정경분리 원칙을 선언하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정몽준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도 대북 사업 참여 의사가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결국 대북사업은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을 축으로 하되 정부나 공기업 등의 주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정몽헌 회장의 유언에 따라 김윤규 사장이 맡아 주도해나가겠지만 대북사업의 특수성상 김사장 혼자서 이끌어나가기에는 역부족이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이에 앞서 대북사업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였다는 점과 지분구조 등을 감안 할 때 장자인 정몽구 회장 등 ‘현대가’ 아들들이 어떤 식으로든 관여하게 되지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이와 함께 분리나 매각 등을 통한 현대그룹의 전반적인 ‘해체’ 작업도 현대차그룹과는 별개로 진행될 전망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북사업을 맡고 있는 현대아산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의 매각이나 분리 등 현대 그룹의 구도 변경에 현대차 그룹은 지원 등 어떤 방식을 통해서도 전혀 관여하지 않을 것이며 어떤 식으로든 참여하지도 않을것 "이라고 강조, 현대그룹이 MH계열의 현대그룹이 현대차 그룹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세간의 관측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차 그룹은 지금까지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자동차 부문에만 주력하게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정몽헌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현대상선과 현대상사 등 단 2곳 뿐이며 그나마 현대상사는 지난달 23일 완전감자로 지분이 소멸되는 등 한때 11개에 달했던 계열사는 실질적으로 6-7개로 줄어든 상태다.
〈연합〉
최종 편집: 2003년 08월 05일 1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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