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가신용등급 유지 총력
4~5월 무디스 등 세계적 신용평가기관들의 방한 조사를 앞두고, 한국 정부가 국가신용등급 유지를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정부는 10일 반기문(潘基文) 대통령 외교보좌관, 차영구(車榮九) 국방부 정책실장, 권태신(權泰信) 재경부 국제금융국장, 박찬봉(朴贊奉) 통일부 통일정책심의관 등 방문단을 미국에 파견, 뉴욕에서 무디스·S&P 등 신용평가기관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졌다고 12일 밝혔다.
재경부 조성익(趙誠益) 국제금융심의관은 기자들에게 “면담에서 우리 측은 북핵문제에 대해 설명했으며, 무디스 등은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고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방문단은 또 도널드 그레그, 스티븐 보스워스 전 주한미대사 등과 살로먼스미스바니, 골드만삭스 등 국제금융회사의 주요 인사들과도 만나 북핵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조 심의관은 말했다.
조 심의관은 반 보좌관 등의 방미 배경에 대해 “(무디스 등이)한반도 문제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우리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갔다”면서 “신용등급 하향 이야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나종일(羅鍾一) 국가안보보좌관도 “(반 보좌관 등의 방미는) 한국 상황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설득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우리가 현 상황을 모두 컨트롤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알리고 미 월가를 안심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에 무디스사의 심상찮은 움직임을 포착하고, 긴급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무디스가 조만간 한국의 신용등급 조정과 관련된 평가위원회를 열 것이란 정보를 입수하고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했다. 이번 방미는 철저히 비공개로 이뤄졌으며, 정부 내에서도 극소수만이 방미 사실을 알았다. 정부는 2일 북한 전투기들의 미국 정찰기 위협사건 이후 무디스의 움직임을 주시해왔다.
정부는 또 4월로 예정된 무디스의 방한조사와 4월 말~5월 초로 예상되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김진표(金振杓) 경제부총리가 이달 말이나 4월 초 뉴욕 등지에서 한국투자설명회를 갖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때는 김기환 골드만삭스 고문, 한승수 전 주미대사,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등 미국 외교·경제계에 인맥이 넓은 인사들을 참여시킬 계획이다.
(尹泳信기자 ysyoon@cho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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