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공립과 사립간의 차이를 인식해야만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설립․운영하고 있는 공립학교는 그 모체인 지역주민이 낸 세금으로 설립․운영되고 있으므로, 그 주체는 다름 아닌 지역주민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주민은 자신들이 설립한 학교에 운영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통하여 관여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독지가가 개인 재산을 학교법인에 출연하고, 바로 그 법인이 설립한 사립학교의 경우라면, 그 설립의 주체도 학교법인이요, 운영의 권리주체도 학교법인이다. 또한 그 운영에 따른 일체의 의무와 책임도 학교법인에 귀속된다.
사학운영의 권리주체는 학교법인이다.
그러기에 사립학교 학교운영위원회의 경우, 학교운영의 권리 주체가 아님은 물론, 법률적으로 사학을 대표할 수도 없다. 이러한 학교운영위원회에 학교운영권을 부여하게 되면 권리는 학교운영위원회가 행사하는데, 거기서 발생하는 모든 의무나 책임은 학교법인이 지게 되는 결과가 되어 실제로학교운영이 파행으로 흐르고 법리적으로도 많은 문제가 야기 될 수밖에 없다.
공립학교의 예이지만 서울고등법원은 수업 중 옆반 동급생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학생의 유족들이 “학생들의 보호․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교사들이 소속된 서울시는 유족들에게 1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배상 책임이 교장이나 교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에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립학교의 모든 재산은 학교법인의 사유재산이다. 이를 인정하지 않고 제3자가 나서서 침해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도 위배된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심의․의결 기구이면 위헌이다.
일찍이 헌법재판소는 사립학교에 학교운영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한 것은 ‘학교법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헌법 소원에 대하여 “사립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는 단순한 자문기구에 그친다는 점에서, 학교법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 결정을 유추 해석해 보면 만일 사립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를 심의기구나 의결기구로 바꾼다면 위헌의 소지가 매우 크다 할 것이다.
개정안대로 학교 예산․결산에 대하여 학교운영위원회 또는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법 개정이 이루어질 때, 만일 법인 이사회의 심의․의결 결과와 상충된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란 말인가? 또한, 학교운영위원회 또는 대학평의원회의 심의 결과, 학교예산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나왔을 때 이를 충당할 수 있는 방안을 어떤 방법으로 제시할 것인지도 알고 싶다.
요컨대, 학교법인의 재산을 가지고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일을 달성하려는 행위는 법률적 문제 이전에 참으로 염치없는 자세가 아닌가?
170048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