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명박 대통령의 사고방식 문제이다.

아무리 포퓰리즘을 경계하는 것도 좋지만, 안보분야에서는 기초적인 호기도 잡지 못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고방식 때문이라고 본다.

필자 같은 군사 분야 문외한도 천안함 사태는 안보국면으로 전환하여 국내 모든 문제를 일소할 절호의 기회로 보이는데도 대통령의 눈에는 그게 안 보이는지 딴생각이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도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단호한 조치’의 실행가능성을 기대하는 사람이 있을까?

딴에는 군사기밀이라며 천안함의 절단면을 그물 같은 걸로 덮는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민군합동조사단이라며, 외국인까지 끌어드린 것은 일반국민에게 공개하지 않는 부분을 그들에게는 공개하는 꼴이 되는데다, 조사과정에서 기동작전의 윤곽도 전부 다 노출되게 생겼다.

이젠 결정적 증거인 북한 어뢰의 “1번”표시를 제시해도 “우리가 조작”한 음모설로 덮으려는 수작들이 난무하다.

또 하나는 중국의 대북 우호관계이다.

조중우호동맹 같은 것 가지고 따져봐야 괜한 먹물 넋두리에 지나지 않는다.

김정일 방중만 보더라도 중국에 있어서 북한은 안보측면의 우방이요, 우리는 경제측면의 교역국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즉, 우리나라와 교역 안 해도 중국이 사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북괴가 무너지면 중국이 매우 불편하다는 거다.

그래서 중국 입장에서 북한의 가치는 대미구도에 있어 중국의 사악한 속성을 대리해주는 악역 행동대원으로 여기기에, 항상 대북제재에 있어 국제공조가 필요할 경우 중국은 언제나 다된 죽에 코 흘리는 태도를 취해 왔던 것이다.

게다가 엄연히 중국은 북한과 더불어 6.25의 공범이며, 북한의 핵개발에 있어 실질적인 배후지원 세력이다.

“북한이라고 예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군합동으로 천안함을 조사하였을 때 “과학적”이락 호평해놓고는 북한의 소행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드러나니까 대북제재를 거절하는 꼴을 보면 그 속내를 알고도 남을 거 아닌가.

그래서인지 오죽 답답하면 동북아의 외교구도는 ‘경제’가 아니라 ‘안보’라는 소리가 나왔겠는가.

이번 천안함 사태 이후 중국이 말하는 동북아의 평화(긴장 완화)가 무엇인가.

바로 북한의 존속과 김정일의 신변안전 아닌가.

이런 중국과 무얼 논하겠다는 소린가? 최대 교역국이니 신중히 대할 수밖에 없다고?

언제 한번 과감하기라도 했다면 모를까, 이젠 그놈의 “신중”소리 들으면 노예근성의 발로로 밖에 안 보인다.

그럼 해결책은 무엇일까?

사실 단호한 조치에 있어 “군사적 보복”은 이미 물 건너갔고, 다른 응징수단도 없는 듯하다.

그렇다고 응징과 압박 수단이나 그 이상의 위협수단이 없는 것도 아니다.

먼저 이명박 대통령의 발상의 전환과 청와대 내의 좌익분자 척결부터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들리지도 않을 메아리인지라 우파네티즌들이 제시한 방안 중 엑기스에 해당하는 것 두 가지만 간략히 제시해본다.

첫째, “달라이라마”를 초빙하라는 것이다.

중국이 가장 껄끄러워할 것이지만, 이미 오바마 미 대통령이 초빙의 물꼬를 터버린 뒤이기에 우리로서는 심리적 부담이 적은데다, 티벳 사태 및 신강 동 투르키스탄 사태도 그랬지만,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역내 소수민족 문제를 무기화하는데 매우 유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수민족 문제에 있어서 조선족과 같은 민족인 우리의 처지를 중국은 매우 부담스러워 할 것이며, 자칫 중국내 소수민족이 우리와 미국을 지지할 경우 중국의 국내혼란에 대한 불안감은 매우 위협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중국도 북한보다 우리 눈치를 살필 것이다.

둘째, 우리의 “핵무장” 문제를 슬슬 거론하라는 것이다.

중국이 아무리 대국이든 말든, 북한의 몇 안 되는 핵이 신경 쓰여 미국이 북한을 손 못 대듯, 중국도 우리의 핵무장 앞에는 대국이고 뭐고 없다는 것을 잘 알 것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핵 확산을 막자는 국제규범을 준수한 우리의 정책기조가 우리 스스로를 약소국ㆍ사냥감의 지위로 만든 게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마치 이빨과 발톱 제거하기로 약속 지킨 호랑이가 이를 어긴 들개들에게 당하는 꼴처럼 말이다.

핵무장을 언급하면서 일본과 대만의 동조를 떠보는 외교를 펼친다면, 중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를 전향시킬 수 있을 것이며, 지금까지 우리를 얕잡아보는 투의 관례도 전부 일소될 것으로 본다.

위 두 가지가 천안함 사태를 군사적 대응 치르지 않고 외교적으로 치르는 최고의 첩경이라고 본다.

이번 천안함 사태를 질질 끄는 데서 김빠지는 바람에 이젠 국민들의 공분이 일어날 시기를 놓쳐 ‘단호한 조치’도 못하는 우리 정부의 태도는 분명 “청계재단 300억 기부”, “400억불 상당의 UAE 원전 공사 수주”, “2010 G20 정상회의 유치”, “2012 핵안보 정상회의 유치”에서 보여준 이명박 대통령의 저돌적 태도와 너무 차이가 난다.

따라서 아무리 경제부문에 저돌적이라도 군사대응에 자신이 없거든 안보외교라도 좀 굵직하게 행하였으면 한다.

다른 몰랑몰랑한 수단 써봐야 우리의 배짱이 얇은 것으로만 인식시키는 역효과만 날 뿐임을 상기하길 바라면서 비군사적 분야의 ‘말잔치 외교’에서라도 경제외교에서 보여준 저돌적 결단을 보여주기 바란다.

‘단호한 조치’가 ‘군사적 보복’이 아니라면 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