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빼돌린 재산 ‘고의매각’ 못밝히면 환수 난망
친일파 후손들이 이미 매각한 토지, 빼돌린 재산 환수는 가능할까.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는 우선 ‘친일파 명의 그대로’ 내려온 재산에 대해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사대상 기간인 1904~1945년까지 취득한 토지를 해방 후 61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대로 갖고 있는 경우가 드물다. 이미 토지를 처분했다면 문제가 다소 복잡해진다.
토지를 처분했을 경우 조사위는 먼저 ‘선의’냐 ‘고의’냐를 가리게 된다. 매수한 제3자가 후손에게 명의만 빌려준 것인지, 헐값 매각은 아닌지 등을 따져 ‘고의’ 여부를 가린다. ‘고의 매각’일 경우는 환수대상이 된다. 그 연결고리를 밝혀내지 못하면 별도 소송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장완익 사무국장은 “후손이 무관한 제3자에게 토지를 매각해 얻은 이익에 대해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할 계획이지만 하나의 사례를 통해 그때 그때마다 시행령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쟁점은 증식 재산에 대한 부분이다. 친일파의 후손이 재산을 단순 상속했는지, 원 재산을 팔아 증식·변형했는지 여부를 가리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후손측에서 ‘상속 재산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면 이를 반박할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장사무국장은 “증식·변형 재산의 경우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전원위원회에서 논란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남이섬이나 일본문화원 건물처럼 친일파 후손이 소유하고 있더라도 주식회사 형태라면 환수 문제가 한층 복잡해진다.
조사위는 대통령 직속 특별기구로 4년 한시기구이며 2년 연장이 가능하다. 이 기간에 특정인의 재산만 환수되고 나머지는 정권교체 등의 이유로 흐지부지될 소지도 있어 이 경우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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