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가 오늘부터 예정됐던 연가투쟁 방침을 25일 이후로 연기했다. 수능시험을 앞두고 일선 학교의 수업차질이나 수험생들의 혼란 등을 피할 수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다. 더욱이 국민들에게 한발짝 더 다가서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결정하게 되었다는 위원장의 발언은 백번 옳은 자세다. 물론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더욱 강력한 연가투쟁을 전개하겠다”는 설명을 들으면 전술로 보일 수도 있겠으나 일단 약 2주간의 냉각기를 갖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이 기간을 허송하지 않고 교육부와 한국교총, 전교조 3자가 합의안을 도출하는 일이다. 전교조가 연가투쟁을 연기한 만큼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대안을 내놓을 차례다. 조금씩 양보하겠다는 자세가 전제다. 유예기간이 지나고 나서도 똑같은 갈등이 반복된다면 국민으로서는 얼마나 실망스럽겠는가. 교육 주체들의 무능함을 탓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갈등의 핵심인 근무평가제도에 있어서 한때 25%까지 거론됐던 다면평가 비율을 좀더 높인다든가, 근평제도가 존속하는 한 교원평가제에서의 교장 평가의 비율 축소 또는 생략 등이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 특히 교육부는 전교조와 교총 간의 합의사안이라거나, 학부모단체의 개입으로 대세를 잡았다는 등의 안일한 자세라면 재고해야 할 것이다. 시범학교에 주는 인센티브도 더 이상 남발하지 말아야 한다. 교육부는 교육정책의 주체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전교조도 교원평가제도의 평가 결과를 해당교사의 ‘반성자료’로만 쓸 것을 주장하다 근평제도와 병행이라는 논리에 부닥친 만큼 근평제도에 대해 교총이나 교육부가 새롭게 내놓는 중재안에 대해 더 이상 거부하지 말아야 한다. 근평제도나 교원평가제가 모두 인사고과의 성격을 띠지 않는 게 최상이겠지만 평가의 의미가 원천적으로 상대적 평가자료임을 상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려해서는 안될 것이다. 여기까지 와서 교원평가제를 물릴 수는 없지 않은가.
181683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