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세상
김동길
200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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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새상이 이토록 답답한가. 답답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답답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공산주의자들과 타협을 해보겠다는 사람들이다. 타협을 하고 합의서에 서명하는 사람들은 더 답답한 사람들이다.
"역사를 피할 수 없다"는 명언을 남긴 사람은 미국 대통령 링컨이었다. 공산주의자들과 합의한 내용이 역사적으로 얼마만큼 지켜졌는지 한번 알아보라. 90퍼센트는 지켜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지지 않을 그 합의에 도달하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 - 정말 답답한 사람들이다.
7.4 공동성명이 지켜졌다면, 6.15 공동성명이 지켜졌다면 한반도의 남북관계가 이지경에 다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애비 김일성도, 아들 김정일도 합의만 하지 지키지는 않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계속 대북협상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자들, 모두 답답한 사람들이다.
김대중씨만 평양가서 김정일을 만나 협상을 벌인 것이 아니다.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도 갔었고 일본의 고이즈미 수상도 김정일을 만나러 평양에 갔었다. 무슨 타협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된건 아무것도 없다.
김정일과 타협을 시도하는 자들은 모두 제 정신은 아니다. 매우 답답한 세상이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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