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치는 썬앤문 대검수사
노무현 대통령 주변의 돈 흐름이 어지럽다. 대검이 14일 386측근 안희정씨를 불법자금 11억4000만원 수수혐의로 수감하면서 윤곽을 드러낸 돈 거래는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이기명 전 후원회장, 선봉술 전 장수천 대표, 최도술 전 총무비서관, 이광재 전 국정상황실장 등을 망라한다. ‘측근 인맥도’가 그대로 의혹 네트워크인 셈이다.
노 대통령 고교후배인 문병욱 썬앤문 회장도 빠지지 않는다. 그가 이 전실장을 거쳐 건넨 1억원이 안씨 구속혐의 첫줄기다. 대검은 나아가 썬앤문의 지난해 전방위 감세로비에 재주목, 손영래 전 국세청장, 민주당 의원, 청와대파견 경찰간부 등의 연루혐의를 추적중이라고 한다.
문제는 검찰 행보가 영 석연찮다는 점이다. 서울지검은 앞서 지난 6월까지 서울지방국세청 감사관 수뢰혐의를 밝혀내면서 손 전청장 등의 연루의혹과 함께 노 대통령도 지난해 후보경선자 신분으로 청탁취지 전화를 걸었다는 직·간접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180억원 세금을 23억원으로 157억원이나 감면받은 ‘로비 성공’의 비밀이 국세청 4급의 5000만원 수뢰 뿐일까. 하지만 그 너머 의혹을 지검은 ‘사기꾼 말’로 돌렸을 뿐이다.
대검이 다시 뒤진다. 그러나 썬앤문의 노 캠프 95억원 제공의혹에 대해 늘 “수사단서가 없다”고 에둘러온 대검이다. 의혹 굽이굽이에 노 대통령 그림자가 어른거리지 않았더라도 그처럼 미지근했을 것인가.
썬앤문의 굵직한 의혹은 특검법이 특정한 수사영역이다. 대검은 특검에 앞서 그 전모를 밝혀야 함은 물론, 지검 수사가 왜 겉돌아왔는지 역시 역추적해내야 한다.
기사 게재 일자 200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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