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오일 쇼크로 인해 달라진 것은 급속도로 오른 물가뿐만 아니었다. 전기 생산의 대부분을 화력 발전에 의존하는 까닭에 네온 사인과 조명 광고가 전면 규제되었다. 요즘처럼 대낮처럼 밝은 조명을 밤새 비추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야간 조명의 밝기는 곧 경제 성장과 소득 수준과 비례한다. 미국 브라운대 연구팀은 아시아ㆍ아프리카ㆍ중동ㆍ남미 등지의 개발도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 보려면 위성을 통한 야간 조명 사진을 분석하면 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야간의 인공 조명을 많이 사용할수록 부자 국가라는 것이다. 눈부신 경제 발전과 성장을 이룩한 나라일수록 가로등 같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잘 사는 나라의 국민들은 밤에도 불을 밝게 켠다.
GDP는 어떤 나라에서의 경제활동이 얼마만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의 GDP 통계는 거의 없거나 신빙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위성 촬영을 통한 야간 조명의 비교는 개발도상국의 GDP를 가늠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야간 조명의 밝기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세계의 부(富)가 얼마나 지역적으로 편중되어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현재 GDP가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이다. 1인당 4만 7000달러(약 5640만원)이다. 북한은 평양만 약간 희미한 불빛이 보일 뿐 암흑 천지다. 중국도 눈부신 경제 성장을 반영하듯 한국 못지 않은 밝기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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