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북괴 박멸]꼬이는 박후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대선 가도에 빨간 불이 켜지면서 새누리당 내에서 백가쟁명식 해법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역사인식 논란과 잇단 측근 비리 의혹 등으로 악몽 같은 9월을 보낸 뒤 맞이한 10월에도 박 후보의 지지율이 별반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규가 터져 나오고 있다.

당 안팎에선 선거대책위에 포진한 친박계는 물론 당 지도부의 퇴진을 통해 새판을 짜야 한다는 주장과 외부 인사와 비박(非朴) 진영 인사들을 끌어안는 특단의 화합책이 필요하다는 주장 등이 나오고 있다. 공히 "예상을 뛰어넘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우선 거론되는 것이 친박 2선 퇴진론이다. 남경필 의원이 3일 선도적으로 제시했고 친박계 비주류로 분류되는 유승민 의원도 4일 가세했다. 친박계 핵심들이 박 후보 주위에 장막을 두르고 있어서 비박 진영 인사는 물론 핵심이 아닌 친박 인사들조차 박 후보에게 접근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당내에는 엄존하고 있다. 대선 전략 부재와 박 후보 불통 논란의 일정한 책임이 친박계 핵심들에게 있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선 서병수 당 사무총장이나 최경환 후보비서실장, 유정복 직능본부장 등 '친박계 신주류'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반론도 적지 않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소위 친박이라는 사람이 중앙선대위에 3~4명"이라며 "그들이 지금 무슨 권한과 권력을 누리고 호가호위할 수 있는 여유도 없을 뿐 아니라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최 실장도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도 "선거가 80일도 안 남았는데 다 물러나면 누가 대선을 치르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친박계 2선 퇴진론은 지도부 쇄신론으로까지 옮겨 붙을 태세다. 황우여 대표 체제가 무기력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 적지 않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의총 발언에서"후보를 뒷받침할 리더십이 아니라 후보한테 무임승차하는 리더십을 가지고 어떻게 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며 당 지도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지도부 퇴진과 전면 쇄신을 주장하는 인사들은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홍준표 대표 체제가 물러난 뒤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던 그림을 상정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도부는 4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내 일부에서 제기된 '지도부 사퇴론'을 수용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황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지금과 같은 선거체제에서 당 대표를 바꾸는 것은 당헌상 힘들다"면서 "선대위에 좋은 사람을 모시는 쪽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단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켜보자는 주장도 나온다. 김경재 전 민주당 최고위원 등 동교동계 인사 20여명이 조만간 박 후보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국민대통합을 상징할 인선이 추가로 있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하지만 외부 인사 영입 이전에 당내 화합 조치가 시급하다는 항변도 적지 않다. "박 후보가 국민대통합을 말하기에 앞서 관계가 소원했던 정몽준, 이재오 의원부터 적극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윤 의원도 이날 의총 발언에서 "후보 스스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누구하고도 손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사자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박 후보 측으로부터 )아무 연락 받은 것도 없다"며 "당내 통합도 못하는데 국민대통합이 쉽겠느냐. 당내 통합부터 했을 때 국민이 '되는 집안이구나'라고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