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언론에서 구제역과 관련하여 떠든 것으로 볼라치면

이번 설연휴의 핵심사안은 호남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느냐 문제였다.

그동안 해괴하도록 이상한 이유를 들먹이며 호남만 피해갔던 구제역

급속감염이라고 떠들었지만, 감염지역을 자세히 관찰하면 비호남 지역에서만 왔다 갔다 한 것 밖에 없었다,

그러다 슬슬 낯간지러워 입막음하려고 호남에서 의심소 발견되었다고 연막치고는 ‘음성’판정 나오는 기현상

설연휴가 구제역 감염의 최대고비라면 당연히 호남지역 감염이 관건이었음에도,

역시나 “설 연휴 홍성·울진 외에는 구제역 신고 없어” 식으로 감염지역 내에서 또 감염되는 중복 쇼.

그러다가 청정지역 부산에서 발생했다며, 느닷없이 호남 이외에도 구제역 청정지역이 있음을 들먹이고 있다.

그런데, 호남 이외의 청정지역이라곤 제주를 제외하면 서울, 부산, 울산 같은 광역시들뿐인데, 광역시는 직제 상으로는 도(道)와 맞먹지만, 면적은 군(郡) 정도에 불과한 도시지역이므로 농축산물의 원산지와는 개념이 멀다.

그래서 농축산물의 주 원산지가 어느 도(道)이지 어느 광역시(市)라고 하지 않는 것 아닌가!

참으로 교묘한 끼워맞추기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구제역 틈타 美쇠고기 수입 급증” 식으로 반미정서와 연결시킬만한 실마리를 찾으려는 꼼수도 보인다.

마치 “우리 축산물 = 호남 축산물”, “믿을 수 있는 것 = 구제역 안 걸린 호남 것”이라는 등식에 경도되지 않을 수 없도록 유도되는 것 같지 않나.

그러면서 식당가에서 구제역 여파로 돼지고기 가격이 인상되는 등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홍보(?) 한다.

이런 식으로 돼지고기 값 오르면 누구 좋으라는 소린가.

그리고 되돌아보면 정말 웃기는 게 있다.

호남에서도 A.I 때문에 수백마리 살처분 했다면서 숫자상으로는 비호남의 구제역과 비슷한 피해를 본 것처럼 얘기하는데, 닭 100마리와 소 100마리? 100이란 숫자는 같지만, 닭 100마리는 소 한 마리 값도 안 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구제역 걸려서 구제역 때문에 죽은 가축은 몇 마리냐? 글쎄 아직 없는 것 같다.

그러면 구제역 걸릴 것 같다며 즉각적으로 살처분 된 가축은 몇 마리냐? 300만 마리가 넘는다.

결국 구제역은 ‘걸려서 죽는 병’이 아니라 ‘걸린 것 같아 죽는 병’인 셈이 된다.

그래서 ‘말로 나면 제주로, 사람으로 나면 서울로’라고 하던데, 구제역을 보고나선 바꿔야한다고 생각한다.

‘값싼 닭․오리로 나면 비호남으로, 비싼 소․돼지로 나면 호남으로’ 식으로 말이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