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그림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주고 10만원에 10호(53*45cm) 짜리 유화를 그려달라 한다면?

얼씨구나하면서 그려 줄 것 같다.

그것도 단 한 장이 아니라 수 십, 수 백 장의 그림을 주문해 준다면 말할 것도 없다.

대충 고민없이 노가다 하듯 슥슥 그려주면 되니까 크게 창작의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다.

하루에 두 세장은 너끈히 그릴테니-조영남 대작 수준의 날치기 그림이라면 수입도 쏠찮으니 말이다.

금속공예나 금속조각의 경우 금속을 다루는 공정 등은 미술대학에서 배우질 않는다.

점토나 석고로 형태를 만들고 제작업체에 맡기는게 보통이다.

추상미술이나 설치미술의 경우 철판을 자르고 용접하는 경우 당연히 용접공이나 철물공장에 의뢰 한다.

동양화나 서양화와 같은 일반 회화에서도 대가(잘 팔리는 작가)의 경우엔 종종 조수들에게 맡기고

싸인만 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모양이다.

대가들은 룸싸롱에서 술 마시거나 호의호식하느라 워낙 바쁘니까 말이다.

물론 이런 경우 예술세계에서는 그림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예술이 아니라 제작물이니까.

돈을 벌기 위한 상품이니 말이다.

그러면 조영남의 대작 사건은 뭐가 문제일까?

큰 돈을 벌기 위한 사기극이 문제였다.

그런데도 조영남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는 식으로 비켜갔다.

그럴 줄 알았다.

이제 모든 것이 들통나고 말았다.

대신 그려준 것도 들통났고, 화가에게 장당 10만원만 주고 수백 수천만원에 팔아먹었다.

구매자가 이런 사실을 알았으니 예전처럼 구입할까?

그러니 몰래 그 사실을 감추려다 이번처럼 터지면 뻔뻔하게

'나의 작업 방식은 그렇다.'라고 빡빡 우기는거다.

검찰은 이 사건을 범죄로 엮으려 한단.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