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종검사장 "정치검사 양산 정권 반성해야"
대검 마약부장으로 좌천성 인사를 당한 유창종서울지검장은 12일 이임사를 통해 “승진을 미끼로 비겁한 검사를 양산한 정권은 반성해야 한다”고 정치권에 직격탄을 날렸다.
유 검사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서 가진 이임식에서 “집권자들은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명목으로 ‘구시대에 물들었다’며 간부들의 인적 청산을 주장하면서 인사권을 활용해 새로운 정치검찰을 배태하는 악순환을 거듭해왔다”고 주장했다.
유 검사장은 “검찰총장의 임기는 법이 보장하는 것이지 집권자가 시혜하는 것이아니다”며 “자신들이 사정대상이 되면 ‘표적수사’라고 주장하고 상대방이 수사대상이 되면 특별검사제를 주장하는 정치권력의 행태는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배의 비겁함을 토로하던 나 자신이 불신받는 선배가 된 신세가 안타깝다”며 “총장과 검사들이 명예롭고 품위있게 떠나는 전통이 그토록 어려운가”라고 탄식했다.
그는 “검찰 개혁의 중심과제인 정치적 중립성의 요체는 공정한 인사와 신분보장”이라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 확보를 위해서는 검사들의 반성이 출발점이 돼야 하며우리의 노력과 실천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말로 이임사를 끝맺었다.
유 검사장은 작년 11월 ‘피의자 사망사건’으로 물러난 김진환 검사장의 후임으로 ‘검찰의 꽃’인 서울지검장 자리에 올라 혼란과 동요를 수습한 뒤 4개월만에 서울지검을 떠나게 됐다.
유 검사장의 좌천은 대검 중수부장 재직시 ‘이용호 게이트’ 부실수사 논란과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평소 강직한 성품으로 후배들의 신망이 두텁고 최근에는 수집한 와전 1천800여점을 국립박물관에 기증,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 검사장은 이임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검사생활을 접어야겠다는 마음을 굳혔으나 후배들의 끈질긴 만류로 일단 대검으로 부임한 뒤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SK수사 외압 논란과 관련해 “경제관료로서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수사에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수사팀이 법률가로서 이를 전혀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압논란은 별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18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