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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 그대에게로 열린...

가난한 이웃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마음으로 살아오지 못하였습니다

빛과 기쁨이 어른거리는 장소를 찾아
여기 저기 숲과 들을 떠돌며
크리스탈 구름관 쓴 산정이 비치는 호수 앞에서 종일 서성이며
보이지않는 손을 길게 뻗쳐 환영의 실체를 잡으려 하였습니다

나만의 행복을 찾아
불꽃나무 우상을 섬기다가
자기도 모르게 발을 잘못 디뎌
더 큰 어둠의 구렁텅이로 아스라히 떨어지던 나날들 ...

춥고 그늘진 곳에서 들려오는
절망의 외침소리는 돌아보지 않으려 하였기에

이따금씩 불어오는 비바람을 피할 길이 없었고
오오래전에 견고하게 얹은 지붕은
눈곱 떼지못한 주인의 게으름에 낡아져서
무서운 변화 소용돌이의 세파를 막아낼 길이 없었습니다

저기 매일 아침
잠에서 막 깨어나던 나를 손짓하여 부르던 향산,
그곳으로 가는 보랏빛 안개에 쌓인 길은 어느결에 툭 끊기어지고 ...

세상사람들 모두 그렇게들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방한이 안되는 두꺼운 벽속에 갇혀
고독한 광끼와 몸부림을 뒤틀며 인면수심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궁핍한 이 지상의 조건에 뒤늦게 눈 뜬 나에게
더 가혹한 운명을 말없이 인내하며
눈보라치는 눈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동포들의
휘청거리는 등에 얹힌 무거운 짐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나누어 들수만 있다면...
함께 하는 일이 복된 일임을 알았습니다

외로움과 두려움이 서서히 물러나고
낯선 짐승의 발자국소리 인적드문 숲으로 마저 사라져가면
고운 흙먼지 피어나는 길게 늘어선 백양나무길을 따라
마을 굴뚝에서 밥 짓는 연기가 고슬고슬 동천을 날고 있었습니다
<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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