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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없는’ 대구시 정부를 규탄한다

대구경실련은 2월 10일 대구시가 중앙지하상가 재개발사업과 관련하여 불법행위를 방관하는 것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단전단수, 환풍기 차단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유감스럽게도 시민단체의 성명서는 쇠귀에 경 읽기다. 대구시는 불법을 방조할 정도로 꽉막힌 지방정부다. 이보다 더 지긋지긋하게 말귀를 못알아 듣는 정부가 또 있을까.

[사진설명]환풍기를 돌려라! 방독면시위를 하고 있는 '인간과 마을' 권희성 사무국장

성명은 "대현실업주식회사가 번영회 사무실 강제 폐쇄, 단전·단수, 공공보도 가로등 일부 소등, 환풍기 차단 등의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구광역시는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며 "개별기업이 공공시설에서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그것도 불법적인 방법으로 피해를 위협하고 있는데도 대구광역시는 이를 방치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관리권 이양, 번영회사무실 강제폐쇄, 단전·단수, 환풍기 차단 등의 불법행위와 이에 대한 방치, 조장은 어떠한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는 반인륜적인 행위"라고 규탄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군사 정권 밑에서 승승장구한 대구시장과 민정당 중앙위 총간사 출신의 한나라당 재정위원 대현실업 명예회장이 짝짝쿵해서 시민 위에 군림하려는 자세는 오만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중앙지하상가와 관련해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에서는 전혀 해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점이다. 불법특혜를 비호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것 같은 민주당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시의회는 있으나마나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문제투성이 사업이 3년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지역 정가의 인사들이 두루두루 연루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시청 같으면 이런 터무니 없는 행정 착오가 초장부터 제동이 걸렸을 것이다. 설사 정책오류로 사업이 집행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문옥 전감사관처럼 양심선언 공무원 한 사람은 나올 법도 한데, 대구시청은 초지일관 '죽은 공무원의 사회'로 입을 봉하고 있다. 그나마 박성철 노조위원장만 독야청청, 불법사업 전면백지화를 직언하고 있을 따름이다.

이 싸움이 쪽수로 하는 싸움이 아니라고 하지만, 많은 시민/민중단체들 또한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희미하다. 2.28기념사업회 같은 경우에는 불법사업에 편승해 기념사업을 추진하려고 해, 그 정신의 타락상을 증거하고 있다. 옛 중앙초등학교 공원화사업을 추진해온 '중앙초교 문화공간화 및 공유지 녹색공간화 범시민협의회' 안종호 집행위원장은 2.28공원은 어림도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언론에서 2.28공원이라고 쓰는 것도 잘못이라고 나무란다. 꼭 가칭을 붙여야 한다고 지적해야 직성이 풀린다. 명칭 변경이 부당하기 때문이다.

상가번영회 한 인사는 중앙지하상가 재개발사업을 '경북고게이트'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구의 행정, 입법, 사법, 언론, 교육, 의료, 금융을 장악하고 있는 경북고 인맥을 혁파하지 않고는 진상규명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하기야 감사원도 주민감사청구를 차일피일 미루다 1년을 허송세월하는 마당에, 경북고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있는 대구에서 안이하게 파사현정(破邪顯正)을 기대하는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경시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대구에서 경북고 인맥이 벌이고 있는 악폐에 비하면 서울대나 경기고 문제는 침소봉대되었다고 할 정도라고 했다. 상인들은 생존권 챙기려다 '용의 발톱'을 본 것처럼 단호하게 주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문희갑 전시장이 경북고 37회, 대현실업 손준석 사장이 경북고 54회다. 문희갑 전시장에게 대현실업을 소개한 인사도 경북고 54회 출신의 전직 구청장으로 대현실업 손사장과는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희망이 없는 도시로 전락해버린 대구에 희망을 불어넣겠다”며, 문희갑 시장의 대를 이은 조해녕 시장 또한 경북고 42회다. 그 역시 '동문정치'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비판을 듣는다. 조해녕 시장은 "대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사회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하면서, "초심의 상태로 돌아가 250만 시민 모두와 함께 지하철 3, 4호선 건설, 위천국가공단 지정 등 현안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지하상가 문제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김구라 황봉알씨가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대구에서는 요즘 조시장을 '조구라'라고 비아냥 댄다. 책임지겠다고 큰 소리 뻥뻥쳐놓고 제대로 해결하는 게 신통찮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단전·단수가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묵인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상인들의 시정요구에 대해서는 관리운영권을 대현실업에 넘겼으므로 권한이 없다고 어물쩍 잡아떼고 있다. '불법계약 무효화 및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 이름의 대구경실련 성명은 다시, 쇠귀에 경 읽는 심정으로 다음과 같이 요구하고 있다. 듣거나 말거나!

- 대구광역시는 중앙지하상가 3지구의 단전·단수와 환풍기 차단을 즉각 중단하고 이를 원상복구하라.

- 대구광역시는 불법행위를 자행한 대현실업주식회사와 관련공무원을 처벌하라.

- 대구광역시는 중앙지하상가 3지구의 불법적인 관리권 이양을 철회하라.

- 불법행위를 방치, 조장한 조해녕 시장은 대구시민에게 공개사과하라.

시민단체는 불법사업 전면폐기를 위해 나가야 할 진도를 나갔다. 불법계약 무효화 및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는 10일 오후부터 중앙지하상가에서 방독면 시위에 돌입하여, 시민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음을 온몸으로 고발하고 있다. 지하를 통행하는 시민의 안녕과 상인들의 건강을 돌보지 않는 조해녕 시장의 대구시는 정말 나쁜 정부다. 문희갑 전시장에 비하더라도 설상가상이다.

한편 상가번영회 박병준 총무는, 대구시청 게시판에 중앙지하상가 상인 이름으로 "상가번영회장단이 공금을 유용하고 있다"고 올린 음해성 글에 대하여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결과, 시행사업자인 대현실업에서 관리하는 ip라는 수사결과를 통보받았다"면서, "파렴치한 기업의 말로가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고 성토했다. 대현실업은 대구경실련 조광현 사무처장 음해와 상가번영회장단 명예훼손을 위해 사이버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덕적으로 하자투성이인 기업에 대구의 노른자위 상가재개발 사업을 맡긴 대구시의 도덕지수 또한 엉망진창이다. 시민없는 시민운동이 아니라 '시민없는 정부'가 더욱 절망의 나라이다. 당분간 대구에서 시민 위한 행정을 논하지 말지어다

< 대구중앙지하상가재개발사업 경과 보고 >

1. 민간투자시설사업기본계획고시(대구광역시고시 제1999-194호, 1999년 12월 31일)

- 중앙지하상가재개발(1,2,3지구) : B=17.6m, L=137m(3,002평)

- 구 중앙초교부지 공원조성 및 지하주차장 건설

·지상 : 공원조성(3,828평)

·지하 : 주차장 건설(주차대수 315대 정도)

2. 실시협약 체결(2000년 6월 28일) : 총사업비, 사용기간, 지하상가 사용료 미확정

3. 지하상가 점포임대차 청약(2001년 4월) : 임대보증금 평당 평균 1700만원, 월임대료 15만원, 공용면적 포함

4. 중앙지하상가 1, 2지구 영업개시(2001년 10월)

5. 감사원 감사청구(2002년 2월)

-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을 적용한 정책적 오류

- 중앙지하상가 재개발의 민투법 적용의 불법성

- 실시협약의 불법성 : 실거래가액과 감정평가액 중 높은 가격으로 결정, 감정평가액이 가장 높은 점포를 기준으로 임대료 결정

- 중앙지하상가 재개발, 지하주차장 건설, 공원조성 등 성격이 다른 3개의 사업을 하나의 사업으로 묶은 불합리성

- 기타 지도, 감독 의무의 소흘 등

※ 중앙지하상가 재개발 정상화 시민대책위원회 구성

6. 감사원 사전 조사 : 2002년 10월 29일 - 11월 2일

7. 공사비 차액 확인 : 중앙지하상가 1, 2지구 개·보수 지하주차장 건설에서 38억의 차액을 남긴 것 확인

8. 중앙지하상가 3지구 계약기간 만료 : 2002년 12월 10일, 1개월 연장

9. 3지구 관리권 이양 : 2003년 1월 11일

10. 조해녕 시장 공식 입장 발표 : 2003년 1월 16일 기자간담회

- 중앙지하상가는 노선인정공고를 거친 도로법상의 도로부속물로 민투법의 대상이 됨. 감사원 확인에서 위법, 부당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 받았음

- 2000년도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에서 실시협약에서 정한 총 사업비는 사후적으로 조정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실시협약 단계에서 공사비 등을 확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 경우 예외적으로 조정을 허용함

- 지하주차장은 지하상가 주차장으로 건설하였음. 지하상가 인프라 구축을 위하여 2.28공원과 지하주차장을 포함하여 개발하게 되었음

-임대료 산정은 주변시세를 고려한 2개 공인감정기관의 감정평가액을 적용하여 산정. 그러나 파격적으로 인하 요구 중

11.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서 발표 : 2003년 1월 21일

12. 대구시 공원조성비로 50억원의 국고보조금 수령 확인 : 토지매입비로 사용불가능

< 출처: 대구경실련 자료집>

공동대책위 단체들: 거리문화시민연대, 대구경북녹색연합, 대구경실련, 인간과 마을,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대구여성회, 대구여성의전화, 대구지속가능개발네트워크, 대구참여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흥사단, 대구YMCA직원노조,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우리복지시민연합, 함께하는주부모임

하니리포터 서태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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