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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는 날고 대책은 간다
[문화일보 2003-05-14 12:48:00]

정부 당국과 부동산 투자자들간의 ‘쫓고쫓기는’ 추격전이 치열 해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 투기세력들은 정부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전국 곳곳을 누비며 행정수도이전과 신도시 발표등 호재를 틈타 부동산 가격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문제가 생기면 즉각 응급조치를 취 하는 ‘두더지 잡기식’경향이 있어 대책이 나오면 곧바로 새로 운 투기수법이 등장하는 등 정부와 투기세력간 ‘진검승부’가 한창이다.

◈부동산 투기 수법 갈수록 지능화〓회사원 남모(38)씨는 지난해 부터 요동치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의 급등 분위기를 타고 전문 투기꾼 뺨치는 투자 성공률을 기록했다. 남씨는 지난해 1월 매매 가가 1억4000만원인 서울 상도동 H아파트 24평형을 전세를 끼고 4000만원을 주고 샀으며, 지난해 6월 1억9000만원까지 오르면서 6개월만에 5000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더욱이 이 아파트는 지난해 4월말 기존 세입자의 전세계약이 만 료돼 1억2500만원에 재계약까지 끝낸 상황이었다. 구입 당시 전 세가가 1억원이었으므로 전세차익만으로도 2500만원이나 여유자 금이 생긴 것이다.

남씨는 정부에서 서울지역 아파트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7월 아파트를 팔고 규제가 없는 수도권 남부의 분양권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경기도 화성과 평택지역의 아파트 분양권을 두차례 사고 팔면서 불과 3개월만에 다시 5000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겼 다. 하반기 정부에서 분양권 전매제한을 했지만 가격은 이미 오 를대로 오른 뒤였다. 남씨는 올해 초 다시 서울 강동지역의 재건축 시장으로 눈을 돌 렸다. 정부가 분양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다시 재건축 시장 이 살아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강동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는 불과 2개월 만에 다시 4000만원이나 올랐다. 한 곳을 누르면 다 른 곳이 튀어나오는 ‘풍선효과’와 저금리를 이용해 소액의 투 자금액으로도 수익률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지렛대 효과’로 남 씨는 정부와의 숨바꼭질에서 당당한 승리자가 됐다. ◈뒷북정책 여전〓정부가 지난 4월25일 서울 강남구 등을 투기지 역으로 지정한 뒤 인근 서초,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2주 사 이에 3000만원 가량 올랐다. 투기지역로 묶인 광명시내 분양권도 1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정부가 지난 8일 내놓은 분양권 전매금지 대책의 경우 투기과열 지구내 일반 분양한 아파트 분양권에만 해당한다. 따라서 비투기 과열지구 분양권과 재건축, 재개발 조합원 분양권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특히 김포와 파주 등 신도시 건설대책 발표이후 인근지역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김포를 신도시 후보지로 지정하자 김포 전역에서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가격은 며칠새 2000만원씩 올랐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3일 단행된 콜금리 인하 도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며 대출금리가 낮아진 만큼 자산증식을 위해 부동산 투자에 나서려는 사람이 더욱 늘 어날 것”이라며 “이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빚어지고 있는 현 상인 만큼 부동산 간접상품 개발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 혔다. 예진수·김상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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