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소로운 열우당의 '뉴라이트 때리기'
1.
며칠 전에는 이해찬이 뉴라이트를 비난하더니, 그 뒤를 이어 열우당 인간들이 줄을 이어 뉴라이트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뉴라이트를 비교적 가까이서 지켜보아 온 사람의 하나로서, 나는 뉴라이트에 기대를 걸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뉴라이트의 현실적 영향력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해찬과 열우당 인간들이 앞을 다투어 뉴라이트 때리기에 나서는 것을 보면, 열우당 인간들이 똥줄이 타는 모양이다.
하기사 지들도 인간이면 지들이 허구헌 날 죽 쑤고 있다는 것은 알 것이고, 뉴라이트가 보수진영으로 수혈이 되면 1997년이나 2002년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2.
1) 우리당 제1정조위원장인 이은영(李銀榮)은 10일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뉴라이트! 그대의 이름은 진정성 없는 짝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뉴라이트 출범을 "수구세력의 반격을 공고히 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뉴라이트에서 순수한 시민의 힘은 찾아 볼 수 없었고 정치적인 목적을 향해 표류하는 온간 무리들의 모습만이 있었다"며 "이 시대가 요구하는 자발적 시민참여민주주의와 거리가 먼 구시대 정치의 반복"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진정한 의미의 뉴라이트가 되려면 제일 먼저 뼈를 깎는 자기반성이 우선돼야 한다"며 "비생산적 분열을 조장하고, 변화된 시대를 거꾸로 돌리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기숙도 그렇거니와, 우리나라에서 좀 배웠고 대학 강단에 좀 섰던 여자들은 어쩌면 그렇게 궤변에만 능한 지, 그저 한심하다는 생각만 든다.
2) '뉴라이트'를 수구세력에 갖다 붙이는 것만 해도, 벌써 이은영은 번지수를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
뉴라이트 운동이 태동하기 시작한 지 벌써 1년, '뉴라이트'에게 가장 아쉬웠던 것은 일부 뉴라이트 세력들이 '올드 라이트'(즉 수구꼴통)들에게 지나치게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뉴'라이트도 '라이트'라면, '올드' 라이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올드 레프트'(수구 좌익)들과 맞서야 할 텐데, '뉴'만을 강조하다 보니, 오히려 '올드' 라이트를 멀리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올드 라이트' 인사들이 '뉴라이트'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면서 서운해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알기나 하는지, 다짜고짜 '수구세력'의 딱지부터 갖다 붙이는 이은영의 행태는 한 마디로 '역(逆)색깔론'이다.
그들이 흔히 말하는 '색깔론'과 다른 점이 있다면, '색깔론'에서는 빨갱이를 빨갱이라고 하는 반면에, '역색깔론'에서는 뉴라이트를 수구라고 헛다리 짚는다는 점이라고 하겠다.
2) 이은영은 "뉴라이트에서 순수한 시민의 힘은 찾아 볼 수 없었고 정치적인 목적을 향해 표류하는 온간 무리들의 모습만이 있었다"고 말했다.
내가 아는 뉴라이트 인사들은 '정치'에 대해 지나치리만큼 솔직하게 얘기한다.
혹자는 "나는 정치에 참여하지 않겠지만, 뉴라이트운동을 함께 하는 이들 가운데 정치에 나서는 이도 있을 것"이라면서, "뉴라이트 이념으로 무장해 정치에 나서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다른 이들은 "우선은 운동에 치중하겠지만, 때가 되면 하나의 세력으로서 정치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정치를 백안시하지도 않으며, 장차는 정치에 참여하여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구현해 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다.
나는 그들의 그런 솔직함이 좋다.
적어도 이은영처럼 소비자단체,여성단체, 참여연대 등에 주렁주렁 이름을 걸어놓고, 입으로는 '순수한 시민의 힘'운운하면서 내숭을 떨다가, 그 이력을 밑천으로 삼아 진보연하면서 정치판에 뛰어드는 것보다는, 뉴라이트 세력들이 훨씬 솔직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백번 양보해서 '뉴라이트'에 '순수한 시민의 힘'이 없다고 치자. 지가 몸담았던 여성단체,소비자단체,참여연대에는 '순수한 시민의 힘'이 있었나?
거기에도 '직업활동가'는 있어도,'순수한 시민'은 없었다. 우리나라 '시민단체'라는 것들의 가장 큰 맹점이 '시민 없는 시민단체'라는 것 아닌가?
사돈 남말 하지 말자.
3) 이은영의 말 가운데는 '자발적 시민참여민주주의' 라는 말이 보인다. 그게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 이란다.
난 솔직히 그게 뭔지 모르겠다. 나는 의회민주주의,법치주의,자유민주주의는 알아도, 이은영이 말하는 '자발적 시민참여민주주의' 라는 출처불명의 물건은 뭔지 모른다.
아득한 옛날, 아테네나 로마에서 하던 직접민주주의를 하자는 것은 아닐테고....
혹시 '자발적'으로 자칭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촛불 들고 거리에 나서고, 노란 손수건 흔들면서 '참여'하는 인간들이 완장 두르고 행세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인가?
그리고 '자발적 시민참여민주주의'가 뭐건 간에, 그게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라는 근거는 무엇인가?
4) 이은영은 "진정한 의미의 뉴라이트가 되려면 제일 먼저 뼈를 깎는 자기반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뉴라이트는 누구보다도 당당하다.
뉴라이트의 면면을 보라.
김진홍,신지호,홍진표,최홍재,이동호.....
이들은 모두 과거 사회주의나 주체사상에 빠져들었던 이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소련-동구의 붕괴, 북한의 기아와 탈북자 사태 등을 목도하면서 자신들이 걸었던 길이 잘못된 길이었음을 처절하게 반성하고, 거듭난 이들이다.
그들의 방향전환은 지난날 자신의 삶을 부인하고, 아직도 그 길에 남아 있는 친구들과 단절해야 하는 고통스런 일이었다. 과거 함께 운동하던 동지들이 청와대 비서관으로, 국회의원으로 목에 힘을 주고 있을 때, 그들이 뉴라이트운동의 기치를 드는 것은 다시 한번 '저 거친 광야'로 뛰쳐나가 '고난의 행군'을 자처하는 일이다.
내가 뉴라이트에게 기대를 거는 것은 그들이 과거 잘못된 길을 걸었기에 그 그릇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과거의 잘못에 대해 '뼈를 깎는 반성'을 했으며, 과거의 잘못을 보속하려는 충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을 향해 '뼈를 깎는 자기 반성'운운하는 것은, 이은영이 그만큼 뉴라이트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 밖에 안 된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지난 3년간의 실정과 민심의 이반을 생각하면, '뼈를 깎는 자기 반성'을 해야 하는 것은 바로 열우당 아니신가?
5) 이은영이 뉴라이트운동을 두고 "비생산적 분열을 조장하고, 변화된 시대를 거꾸로 돌리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깨달아야 한다"고 한 대목에 이르러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표현만 조금 다르다뿐이지 이해찬이 "뉴라이트쪽으로 가면 사회는 보수화 되고 갈등이 심해져 역사적으로 퇴보한다"고 한 것과 매한가지 소리 아닌가?
거듭 말하거니와, 정말 사돈 남 말 하지 마시라.
'비생산적 분열'을 조장하고, '시대를 거꾸로 돌리는 것'은 바로 열우당 패거리들 아니신가?
지금 우리 사회에 붉은 광풍이 분다고 해서, 그 바람이 언제까지나 계속되리라고 착각하지 마라. 그 바람은 한 때의 미친 바람이며, 인간의 삶과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
그들이 큰 소리 칠 날도 오래지 않았다. 설사 운이 좋아 그 날이 조금 더 계속된다 해도 좋아할 일은 아니다. '그들의 날'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무능-부패-친북용공-반대한민국으로 점철된 그들의 죄업도 함께 쌓일 것이다. '그들의 날'이 다할 때 치러야 할 죄값도 그만큼 커질 것이다.
3.
1)뉴라이트 때리기에 나선 것은 이은영만이 아니다. 열우당 의장 정세균은 "시민사회 운동의 성격이 변질되고 정치세력화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은영이 한 얘기와 거기서 거기니 긴 말 할 필요 없겠다.
2) 열우당 대변인 전병헌도 나섰다. 그는 "한나라당 아류인 분들은 뉴라이트라는 현학적 수사를 치우고 국민 생활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사를 '적과 동지'로 단순화시켜 보는 열우당 인간들의 단세포적인 사고방식이 여기서도 나타난다.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 삼임의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뉴라이트 인사들이 개별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 그들이 한나라당이건 열린우리당이건 정치에 많이 들어가 뉴라이트 이념을 확산시키기를 희망했다.
그런데 명색이 열우당 대변인이라는 사람은 다짜고짜 뉴라이트를 '한나라당 아류'로 낙인찍고, 스스로 당의 문을 닫아 걸었다. 당의 문호를 개방하고 널리 인재를 받아들여도 모자랄 판에 그게 무슨 짓인가?
머리수도 몇 안 되고, 능력도 빤한 인간들끼리 돌려가면서 마르고 닿도록 해 먹겠다는 것인가?
마지막으로 하나 더. 전병헌은 "현학적 수사를 치우고 국민 생활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거야말로 열우당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다.
제발 부탁이다.
'참여'니, '개혁'이니, '혁신'이니,'민족화해'니,'동북아균형자'니, 무슨 무슨 '로드맵'이니, '표피적 민심'과 '심층적 민심'이니 하는 현학적 수사를 집어치워라. 그 빌어먹을 노비어천가도 집어치워라.
그리고 진짜 '국민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라. 시장통에 가서 사진이나 박으면서 억지 웃음 짓는 '민생투어'말고 진짜로....
세금 때문에 허리가 휘는 국민들, 아귀 같이 긁어가는 연금 때문에 아우성치는 국민들, 매일같이 문을 닫는 동네 약국,서점,식당들, 이 나라 교육시스템에 절망해서 아내와 자녀들을 외국으로 보낸 기러기 아빠들, 직장을 찾아 헤매는 청년들,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아 아이 낳기를 포기한 젊은 부모들, 그 꼴난 성매매특별법 때문에 더 고달파진 성매매 여성들, 어용방송이 지긋지긋해 아예 KBS,MBC는 안 보고 사는 국민들, 서울역이나 종각역, 을지로입구역에 득실득실한 노숙자들......
남보고 그런 소리 하기 전에, 니들이 먼저 그들 속으로 한 번 들어가 봐라.
물론 그 속으로 들어갔을 때, 니들이 살아나올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강철군화. htttp://www.freezone200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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