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제의 기본원리는 행정부와 의회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이다. 이는 대통령을 필두한 행정부와 의회가 모두 국민의 직접선거에 의해 선출되는 '이원적 정통성'에 기반해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법률안이 통과되었다고 해서 이것이 행정부의 견해와 반대됨에 불구하고 그대로 통과시키는 것은 대통령제가 아니라 의원내각제이다.
행정부와 의회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보장하는 대표적인 제도가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거부권이다.
대통령의 거부권은 의회의 독단적 의견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이 보장되지 않으면 이것은 헌법에 반하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해서 모든 것이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의 거부권에 대한 국회의 견제권이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는 국회는 2/3의 찬성으로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미국은 대표적인 대통령제 국가이다.
1950년대 이후 대통령제의 이원적 정통성에 의해 대부분의 시기가 여소야대 였다.
그러면 미국의 대통령은 이 여소야대를 상황을 어떻게 돌파하였는가. 그것은 대통령의 거부권이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든지 그 의지를 내보이면 미국의 의회는 무책임한, 그리고 정략적 입법안을 스스로 개정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실현되어 미국 정치는 그래야 선진정치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 집권 8년 동안 6년간이나 상하원 양원 모두 여소야대였다. 이 국면을 클린턴이 36회에 달하는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면 미국의 정치는 그야말로 3류정치로 전락했을 것이고 이는 대통령제를 바꾸자는 헌법적 요구가 당연히 제시되었을 것이다.(미국은 건국이래 지금까지 총 1484회의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하였으며, 1920-30년대 세계적 공황을 극복하여 국민의 존경을 받아 예외적으로 4선에 성공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372회나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노무현 정부 5년은 어쩌면 dj정부때보다도 더 어려운 여야관계를 맞게 될 것이다. 집권 초기의 대통령제하에서 아주 당연한 그리고 매우 정상적인 대통령의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숙원으로 집권한 노정부는 출범초기부터 레임덕에 봉착,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대통령제 하에서 대통령의 거부권은 아주 정당한 권한이다. 국회도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민의의 전당이지만 대통령도 국민의 직선으로 뽑힌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
노정권의 개혁드라이브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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