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거부 소회
특검거부
한송이의 꽃송이가 지는구나
한 의원의 작은 목소리도 사라지는가
오로지 청와대만 빛나는구나
청와대의 솟을 대문만 우뚝하네
그런데도 또 새집을 짓고
두집 세집 재주도 좋네
나는 오래된 집
한 귀퉁이를 차지하여
다리 뻗기도 어려워라
우그렁 주그렁 지그러진
막걸리 주전자처럼
오래 헤진 것은
눈길조차 받기 어려운가
추억조차 받기 어려운가
한나라당 한 의원은
한심한 느낌으로 고단하네
우울한 특검 거부의 날
-특검법 거부를 규탄하며
감쪽같이 사라진 국민의 표
뻥 뚫려 버린 국가체제
특검거부
바르지 못한 것이 정치라면
우리는 무슨 의미로 정치를 하는 걸까?
네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지고 나를 무거운 짐을 고마워해야 하는 걸까?
매일 매일 닦는 것이 불도라는 말처럼
닦을 것이 있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
신당의 광풍이 거세건만
추풍낙엽인지 높새바람인지
국회를 통과한 특검법안은 몸을 가누지 못하네
짓밟힌 민생만이 남겨진 십자가
대통령만 고고히 높이
날아오르시는가?
덩그렇게 거부된 특검법을
장사지내며
차마 마침표를 찍을 수 없다
민심은 분노에 목이 메인다
민심의 폭풍이 한번 지나가면
그만이지 싶겠지만
또 다시 불고 불어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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