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최고의결기구인 평의원회가 정부의 평등주의 교육정책을 비판하며 대학 자율권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평의원회는 11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현대 산업사회의 원리인 경쟁이나 수월성 추구,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정부 정책은 논리적 오류에 근거하고 있다”며 “그리스 시대 이래 대학의 어느 분야도 외부 간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 지적에 공감하는 우리는 일부 국가가 채택했다가도 심각한 폐해가 드러나 폐기하는 추세인 평등주의 교육정책에 집착하는 정부의 아집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들이 통합형 논술고사 도입 등을 통해 성적이 우수하고 창의력이 뛰어난 신입생을 선발, 교육의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대학의 자율성을 접수하다시피 해 규제하고 말겠다는 식의 정부 정책은 시대착오적 고교평준화로도 모자라 대학까지 평준화시키겠다는 빗나간 평등주의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서울대 평의원회가 밝힌 대로 정의사회란 능력과 노력을 들인 만큼 대접받는 사회다. 경쟁의 결과를 무시하고 평등주의를 추구해서는 하향 평준화를 초래해 대학도, 사회도, 국가도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최근 일본은 왜 진학중점지도학교 지정을 통한 명문고 육성, 우열반 편성 등에 나서며 1964년부터 40여년간 유지해온 평준화 정책의 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학습도달도 국제비교’에서 2000년에 1위였던 ‘수학’이 2003년에는 6위로 떨어지는 등 학력저하 현상이 뚜렷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독일 역시 평준화 정책으로 학력의 국제비교에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자 2003년부터 정기적인 학력평가시스템을 도입하고 엘리트대학을 육성하는 등 수월성 교육정책으로 전환했다.
교육정책 당국은 대학 자율성을 보장해 대학의 경쟁력 제고와 특성화의 길을 열어야 한다.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평등주의 교육정책을 더 늦기 전에 포기하는 것이 대학을 살려 국가경쟁력을 살리는 길이다.
164854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