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재탄핵] 흠집난 도덕성… 그래도 버틴다

(::김병준 부총리 논문표절·중복게재 의혹 확산::)

29일로 교육인적자원부 수장으로 취임 아흐레째를 맞는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벼랑끝에 몰렸다. 제자의 논문 표절의혹과 이 논문의 승진자료 활용, 논문 중복게재 의혹에 이어 두뇌한국(BK)21사업 이전에 작성한 논문을 마치 BK 사업실적인 것처럼 엉터리로 부풀려 보고한 사실이 28일 새롭게 드러나면서 정치권과 교육단체들의 사퇴압력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교육의 지평을 넓혀 보고 싶다”던 김 부총리의 희망도 거센 태풍 앞의 촛불처럼 흔들리고 있다.

◆ 궁지에 몰린 김 부총리 = 김 부총리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자청,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설명했다. 2001년 작성한 지방자치단체의 개방임용에 관한 논문이 한양대 지방자치연구소 학술지와 국민대 사회과학연구소 논문집에 제목만 달리해 중복 게재되었으며 이를 2개의 연구처럼 부풀려 BK실적 보고를 했다는 보도에 대해 “연구실적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조교가 실수를 한 것이고 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한 자신의 관리책임”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김 부총리는 “최종 연구실적보고는 BK사업비와 상관이 없고, 이미 일정기준의 연구실적을 초과했기 때문에 하나의 논문을 추가한다고 아무 의미가 없다”며 고의성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불과 하루만에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면서 김 부총리의 설명은 군색해졌다. 김 부총리는 1998년 8월 한국지방정치학회보에 ‘공익적 시민단체의 정책적 영향력에 관한 연구:지방자치제도 관련 활동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실었다. 이 논문은 2000년 2월에 다시 제목만 바뀐 채 국민대 사회과학연구소의 학술지에 또다시 게재된 뒤 2002년 8월 BK21 사업의 최종보고서에 수록됐다. 이는 김 부총리가 BK사업 이전에 이미 완성된 논문을 교내 학술지에 다시 실은 뒤 이를 마치 BK연구인 것처럼 최종 실적보고한 것으로 학자로서 치명적인 도덕적 문제점을 노출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또 1988년 한국행정학회에서 발행한 한국행정학보 1988년 6월호(제22권 1호)에 게재한 ‘도시재개발에 대한 시민의 반응 - 세입자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이 당시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던 신모씨의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 부총리는 또 이 논문을 89년 자신의 부교수 승진 심사자료로 제출한 것으로 밝혀져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 버티는 부총리 = 28일 교수노조 등 교육단체들이 잇달아 김 부총리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김 부총리는 사퇴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거취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전날에 밝힌 것과 입장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사과는 하지만 사퇴할 만큼 도덕적 책임이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외부에서 조찬 모임을 한 후 이날 오전 10시쯤 청사로 출근한 김 부총리는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연 뒤 오후에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교육부 연수원에서 열린 과장급공무원 워크숍에 참석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하지만 이날 교육부는 종일 일손을 잡지 못하고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교육부의 한 간부는 “어제까지만 해도 사태가 곧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갈수록 문제가 더 커지는 것같아 곤혹스럽다”며 당황스러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총리가 불명예스러운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정도 사안으로 사퇴까지 요구하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며 언론에 불만을 표시했다.

윤두현기자 [email protected] 584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