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06-11-01 08:12]
영화기획사 ‘싸이더스’는 산학협력 명목으로 2005년 동국대 건물에 입주했지만 2년간 산학협력 실적이 한 건도 없다. 사진은 싸이더스가 입주한 서울 중구 필동의 동국대 영상센터. / 김문석기자
달인’들이다. 법의 맹점을 잘 파고 들어서다. 등록금을 허투로 써도, 수익사업을 제대로 못해도 “대학 발전을 위한 운영상 판단이었다”고 해명하면 그만이다. 법을 어긴 게 아니기 때문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대학이 운영을 잘못해도 등록금을 올려 손해를 보전하면 된다는 발상이 배어 있다. 사립학교법 등 각종 교육관련법의 허술함이 만들어내는 현실이다.
◇‘눈 가리고 아웅’=2004년 교육부는 학생 등록금으로 일산병원을 지었다가 발각된 동국대 법인에 ‘징계성’ 명령을 내렸다. 총 3백41억원을 교비환수금으로 지정, 올해까지 대학에 반환하라는 내용이었다. 확인 결과, 동국대는 2004년 67억원, 2005년 1백85억원을 대학에 반환했고 올해까지 나머지 88억여원을 돌려줄 계획이다.
문제는 지난 2년간 법인의 대학 전입금이 1억원도 안 된다는 점이다. 동국대 법인전입금은 2004년 67억3천만원, 2005년 1백85억5천만원으로 교비환수금과 똑같았다.
2005년 서울 소재 19개 대학의 재단전입금 평균이 1백3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동국대 법인전입금은 터무니없이 적다. 사실상 교비환수금만 지출한 것이다.
게다가 재단은 2년간 법정부담전입금(직원 보험료 등)은 한푼도 내지 않았다. 법인전입금과는 별도로 대학에 3백41억원을 반환하라는 교육부의 명령 취지는 무색해졌다. 이에 대해 동국대 관계자는 “재단이 대학에 지원해야 하는 전입금 한도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땅 짚고 헤엄치기’=일부 대학 법인 수익사업체는 학교를 대상으로 ‘손쉽게’ 수익 사업을 벌이고 있다. 명지대 법인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명지건설은 교내 건설공사를 수의계약을 통해 거의 독점하고 있었다.
현재도 용인캠퍼스의 채플관을 건축 중이며 얼마전 완공된 본교 채플관과 기숙사 역시 명지건설이 시공했다. 명지대 관계자는 “공사 중 명지건설 비중은 70%밖에 안 된다”며 “이달 말 하이브리드관 건축은 공개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양대는 2001년부터 16건의 공사 가운데 3건을 학교 설립자가 세운 한양개발에 맡겼다. 이중 12건이 수의계약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제35조에 의거해 수의계약과 공개입찰이 정당한지를 따져본 뒤 규정에 어긋나지 않으면 허용하도록 되어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법인은 교내 안암매점과 백주년 매점을 운영 중이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익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595082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