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송영길을 극히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도 그를 반대할 구실이 한 가지 줄어든다.

송영길은 취임하면서 이 구실 저 구실 만들어 좌익들을 대거 고용하였다.

송영길로부터 은혜받은 저들은 더욱 더 송영길을 지지할 것이다.

그렇다고 안상수 때 아무 밥자리도 못 받은 우익에게는 실생활에 있어서 아무런 손해도 아니다.

인천만 보더라도 이렇게 우익은 표만 찍어주고 이익은 공유 받지 못한다.

선출직의 특권은 엽관인사 아닌가.

그걸 당선에 기여한 공로라든지 정치성향과 전혀 관계없이 자기 멋 내는 곳에다 써버린다.

즉, 한나라당은 우파의 표만 빨아먹고, 잘 되어봐야 그 과실은 같은 스펙의 무리와 공유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작 ‘한나라당 알바냐?’라는 소리는 우파만 듣는다.

이번에 한나라당은 쇄신이니 민심탐방이니 하며 20~40과 대화한다고 난리다.

그런데, 지금까지 애국우파단체와 한번도 공식적인 자리, 언론에 보도되는 자리를 가진 적이 없다.

그저 ‘남말’하듯 한나라당도 애국단체를 “보수단체”라고만 일축할 뿐, 절대로 애국단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이 지경에 자유선진당은 한미-FTA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단다.

얼핏 봐서는 “꼴에 야당 값 한다는 게 꼭 그렇게 삐딱하게 좌익편 드는 거냐?”고 따지고 싶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다.

즉, 민주-민노처럼 한나라당이 자유선진당을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여기지 않은데 대한 반발이 아닐까.

“우리 표가 공짜로 보인다 이거지” 식으로 말이다.

애국우파도 이점을 배워야 한다.

한나라당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제 발 저린 듯 한나라당 입장을 옹호해주기 때문에 모셔 받들고 싶어 스스로 코 꿰인 노예 취급을 당하는 것 아닐까?

가령 두어 군데 선거구를 찍어서 한나라당 낙선운동을 벌인다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우선 참여연대부터 방문했던 홍준표 지역구부터 말이다.

한미-FTA? 나도 처음엔 비준되길 그렇게 바랬다.

그런데, 자꾸 표결을 미루다가 “비준후 ISD 재협상”식으로 누더기로 변질되었기에 비준되더라도 결국 한미통상뿐 아니라 수교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까 오히려 걱정될 지경이다.

오늘 작은 아들 학교에 1일 강사로 가서 강의하다가 한미-FTA 협정 비준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정치색을 띄지 말라는 아내의 충고 때문에 ‘남들에게 미국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발버둥치는 거’라는 식으로 설명하였건만, 돌아오는 길엔 이건 누구 잘 되라고 떠든 소릴까 하는 의구심이 왜 자꾸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FTA 비준된들, 그게 우파에게 뭐 그리 대수란 말인가.

알고 보면 당연히 처리하여야 하는 것인데도, 괜히 뜸 들이다 이 지경이 된 일 아닌가.

말로 통하지 않는 놈들에게 지극 정성으로 설명하다 이제야 안 통하니까 몸싸움 준비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설령, FTA 비준 되어본들, 우파는 한나라당에 또다시 찬사만 보내는 바보 되고, 한나라당은 또 제2연평도 포격사태 같은 일이 나면 또다시 바보짓 할 것 아닌가.

그래서 한미-FTA 비준을 지지하며 거리에서 열렬히 구호를 외치던 아스팔트 우파들의 애국열정에 찬물 끼얹고 김 빼려는 소리로 들리지 않길 바라면서도 이제는 개인적으로 한미-FTA에 대하여 미련을 접을 생각이다.

그것 우리 일 맞나? 내 일 맞냐 말이다. 한나라당 알바라도 되던가 말이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