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청와대 집무실에서 940억원을 직접 받았습니다.”(강삼재 의원)“자꾸 ‘언론플레이’하지 마세요. 안기부 돈이 맞다는데 왜 ‘어르신’을 들먹입니까.”(김기섭씨)1996년 총선을 앞두고 신한국당에 유입된 수백억원대 자금의 출처가 김 전 대통령이라는 한나라당 강삼재 의원의 폭탄증언이 나온 6일 ‘안풍’ 사건의 또 다른 주역인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은 강 의원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YS를 ‘엄호’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 전 차장의 ‘반격’이 시작된 것은 “YS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며 검찰 조사와 법정 증언이 불가피하다”는 강 의원측 변호사의 발언이 터져나온 직후.
김 전 차장은 “저도 한 말씀 드리겠다”며 운을 뗀 뒤 “92년 대선에서 정주영(작고) 전 현대 회장과 맞붙으며 ‘돈 선거’의 폐단을 절감한 ‘어르신’은 임기 중 기업인들로부터 단 한푼의 돈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96년 총선 직전 여론이 너무 안 좋아 다들 여당의 패배를 예상하기에 나의 독자적 판단에 따라 안기부 예산을 신한국당에 줘 선거자금으로 쓰도록 한 것이며 이는 문민정부 후반기의 정국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 돈을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했느냐”는 판사의 심문에 김 전 차장은 그냥 “당에 줬다”고 얼버무려 여운을 남겼다.
또 “금액의 규모로 미뤄볼 때 외부자금의 유입없이 불용액과 이자만을 모아 당에 지원했다는 김 전 차장의 변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추궁에도 “자세한 경위는 진술서로 대체하겠다”며 피해갔다.
김 전 차장은 지난해 9월 1심에서 강 의원보다 무거운 징역 5년에 추징금 125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보다 YS의 안위가 더 걱정스러운 듯 재판내내 “‘어르신’에게 돈을 갖다준 적이 없고 모든 책임은 내가 져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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