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망국세월을 가져온 책임도 현대에 일부분있다고 보느데...
뿌린대로 거두는법
앞으로 현대는 대한조국의 운명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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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北이 사과할때까지 금강산관광 중단해야 [2005-10-21 ]
강철환 칼럼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현대와의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
북한의 대남창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현대를 향해 쏟아낸 최후통첩이다.
코에 손도 안대고 코풀 듯 앉은 자리에서 막대한 달러를 벌어들이는 북한당국이 현정은 회장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게 노력해도 모자랄 판에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의 공세를 펼치고 나섰다.
지금 당장 금강산관광을 중단할 경우 북한의 「누워서 떡먹기 식」의 달러벌이는 중단되고 노동당 운영자금은 고갈돼 김정일체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칼자루는 김정일이 아닌 현정은 회장이 쥐고 있는 것이다. 경제가 망가질 대로 망가진 북한 입장에서 금강산관광을 통해 벌어들이는 달러는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것이다.
시장 논리를 무시하고 독재자의 본성만을 드러내며 행패를 부리는 북한에 현정은 회장이 할 수 있는 일은 금강산관광 중단 이외에 다른 카드는 없다.
철조망을 걷어내고 북한주민들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막걸리라도 한잔 마실 수 있는 그런 관광이 될 수 있도록 이젠 현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요구해야 한다. 자유로운 기업활동이 보장되지 않으면 북한과 그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진정으로 북한과의 교류를 원한다면 멀리 내다보고 지금의 진통은 보약이 돼서 돌아온다는 자세로 이번 사태에 임해야 한다.
처음부터 잘못 길들인 버릇 때문에 「뭘 주고 뺨 맞는」식의 금강산관광은 현대가 자초한 측면도 있다. 제대로 하려면 이제부터라도 그 버릇을 고쳐놓지 않으면 안된다. 감성의 논리가 아니라 냉철한 기업논리가 북한에 적용되지 못한다면 북한과의 경제교류는 일방적인 퍼주기로 전락하고 남한기업들은 파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실 현대아산이 대북사업을 위해 수억 달러를 북한에 퍼붓는다고 할 때부터 많은 탈북자들은 김정일에게 속는다고 걱정했다. 왜 북한에 그런 식으로 투자하면 안 되는지 너무나 잘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 조총련계 기업들이 너도나도 북한에 투자했다가 대부분 망한 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쫓겨났던 기억들이 너무나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조총련은 북한과 이념을 같이하는 친북조직이며, 조총련계 기업가들은 북한을 돕고자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왜 피를 토하며 북한에서 철수했는지 한국정부와 기업들은 그 실상을 바로 알고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북한에 투자하면 망하는 이유는 너무나 많지만 세 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첫째 정치적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김정일의 말 한마디면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이 뒤바뀔 수 있는 곳이 북한이다. 북한은 김정일 절대권력과 노동당의 일당독재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체제이다. 개인이나 기업의 권리는 추호도 인정하지 않는다. 조총련 기업이든 남한 기업이든 그것은 투자의 대상이나 경제교류의 대상이 아닌 노동당 자금 마련을 위한 외화벌이 상대일 뿐이다. 약발이 다됐다고 판단되면 누구든 버림받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북한당국이 개혁ㆍ개방을 위한 그 어떤 의지도 갖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시장경제가 체제붕괴를 앞당기는 독약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다소 손해 보는 한이 있어도 북한에 자꾸 문을 두드리면 개혁ㆍ개방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다. 과연 그런가.
개혁ㆍ개방은 외부의 압력보다는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이루어져 한다. 등소평의 개혁ㆍ개방이 한 예가 된다. 지도자의 비전과 의지가 없는 독재집단은 주민들의 생활향상이나 경제발전보다 정권의 안정과 체제유지가 우선이다.
세 번째, 기업활동의 필수조건인 인력관리(노무관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개성공단에 많은 한국기업들이 들어간다고 하지만 인력도 마음대로 관리할 수 없는 한국기업의 사장들은 무엇을 믿고 투자를 결심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한국기업이 월급을 주면 그 돈이 곧바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다. 그 돈은 북한당국이 받아 근로자들에게 나누어준다. 돈이 근로자들의 손에 100% 들어가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일반 근로자보다 조건이 좋고, 당국의 감시 때문에 유지되겠지만, 얼마 안가서 북한병(아무리 일해도 이득이 없어 시간 때우는 것)이 도지게 돼있다.
또한 한국기업 사장의 지시를 노동자들은 따르지 않는다. 왜냐하면 월급은 북한당국이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당국이 이런저런 구실을 붙여 월급을 올리자고 하면 투자한 기업들은 거기에 대처할 방법이 없다. 자기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현대에 하는 것처럼 무지막지하게 나오면 어디 가서 하소연할 것인가.
기왕에 북한에 투자한 기업치고 성공한 기업은 찾아볼 수조차 없는데 개성공단이 성공한다고 떠드는 사람들은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다.
남북경제교류의 성공은 수령독재가 종식되고 진정으로 주민들을 먹여살리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개혁ㆍ개방의 길로 나갈 때 가능한 것이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누구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뜬구름 잡는식의 남북교류는 시급히 시정되어야 한다. 더 이상 북한에 감상적으로 투자해 피해를 보는 남한기업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모두 북한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서는 안된다.
현대아산이 이번 기회에 그것을 실천적으로 보여주었으면 한다.
강철환 기자 칼럼 2005-10-21
출처: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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