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로부터 연일 우울한 소식들이 들려온다. 그제는 청와대 홍 보수석이 동아일보의 보도자세를 문제삼아 이 신문에 대해 취재 거부를 선언했다. 어제는 태풍 매미의 와중에 노무현 대통령이 삼청각에서 뮤지컬을 보고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무엇인가 사안을 바라보는 청와대의 시각이나 인식이 안이하거나 잘못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취재거부문제를 먼저 거론하면 우리도 동아일보와 청와대의 관계 를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취재거부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위배하 는 일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은 국민을 대신하는 것으로 인정되어왔다. 그래서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방법으로 언론 의 취재와 보도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큰 원칙중 하나다. 동아일보의 보도가 청와대의 표현대로 아무리 ‘악의적’ 이라하더라도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원칙을 부인하는 조치를 해 서는 안된다.
노대통령의 뮤지컬 관람문제는 추석연휴이니 그럴 수도 있지 않 으냐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정서와는 동떨어진 일이 다. 그날 12일은 공무원을 포함, 온 국민이 참으로 바쁜 날이었 다. 매미라는 초특급 태풍이 다가온다해서 아침부터 총리주재 대 책회의가 열리고 공무원들에게도 비상근무지침이 내려져 공무원 들이 이리뛰고 저리뛰고 할 때였다. 그리고 국민, 특히 남부 해안지 역 주민들은 정신이 없을 때였다. 그런 날 저녁에 뮤지컬을 본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청와대가 무엇인가 잘못 돌아가고 있지 않나 싶어 걱정이다. 지금부터라도 좀 잘해야 한다. 민심이 떠나면 아무리 좋은 일을 하려해도 될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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