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그냥 다른 물품과 똑같이 쌀을 사는 것을 산다고 표현하는 것 같다.

편의상 판매 구매로 구분하는 게 낫겠다.

언제부터인지 쌀 판매하는 데 있어서 ‘유기농 무공해 쌀’이란 말이 유행하였다.

화학비료 주지 않고 농약 치지 않고 길렀다는 뜻인데,

웃기는 것은 지금 전국적으로 ‘유기농 무공해 쌀’ 아닌 것이 없더란 거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웰빙차원에서 유기농 무공해 쌀을 비싸게 구매하려고 하길래,

질보다 양이 중요한 나로서는 “무기농 유공해 쌀 좀 싼 걸로 주시오. 내가 살게요”라고 주장해 봤다.

그런데, 그런 쌀은 없더란 거다. 그래서 오래된 묵은 쌀이나 헐값에 구매해서 배나 채우고 산다.

분명히 농약을 치고 비료를 뿌리는 데 왜 “무기농 유공해 쌀”은 없을까?

사실 화학비료 뿌려도 모든 식물은 리비히의 최소량법칙에 의하여 특정성분의 과도한 섭취를 자제한다.

게다가 화학비료란 것이 사람으로 치면 비타민ㆍ미네랄 역할을 하는 것이지 영양소 역할을 하는 게 아니다.

어차피 영양소는 토양과 대기에서 유기성분을 섭취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며,

흔히 말하는 유기농 비료인 거름은 토양의 유기성분 즉 영양소를 보충해주는 것이다.

흔히들 3대 비료가 질소-인산-칼륨인데, 만일 이들이 비타민ㆍ미네랄 역할이 아니라 영양소 구성성분이라면,

모든 식물은 그야말로 “폭약”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비료와 폭약의 관계는 많이들 들었을 터)

유기농이라 해서 각별히 화학비료를 뿌려 재배한 작물보다 그리 나을 게 없다.

또한 화학비료로 재배한 농산물이 사람 몸에 해롭다는 확실한 근거도 없다.

다만 화학비료 때문에 흙이 함유한 유기성분 영양소 량에 비하여 식물의 대사가 촉진되는 것이 문제다.

결국 땅의 영양소가 너무 빠르게 소진되는데, 이를 ‘지력고갈’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럴 때는 화학비료 자체가 영양소는 아니니까 알아서 유기질 비료를 주면 되는 것이다.

마치 사람이 비타민ㆍ미네랄 약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밥을 안 먹으면 무용지물인 이치와 같다.

또한 농약만 해도 그렇다. 농약 자체가 사람에게 나쁜 것은 맞다.

그러나 농약 없이 벌레의 병균이 묻거나 병든 농산물에 의한 인체위험이 더 크다.

벌래먹은 자국이 있거나 병든 농산물을 버리지 않고 먹겠다면 농약을 거부해도 좋다.

하지만 딴에는 좋은 것만 골라 먹으면서 농약타령 하는 것은 생태계의 얌체나 하는 짓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모두 필자가 농사지으면서 자랐기에 하는 소리다.

덤으로 자연산 식품을 찾는 추세에도 한마디 하련다.

자연산만 자꾸 찾으면 생태환경이 파괴되는 것 알지 않은가? 그리고 자연산이 깨끗하다는 보장이 있는가?

그냥 양식한 것 먹어라. 어차피 대부분 유통되는 게 양식 아닌가 말이다.

필자도 수산시장 가서는 상인들이 “자연산 활어 좋아요” 외치면 “그냥 값싼 양식산 좀 주시오”라고 요구한다.

최소한 자연산이라고 속지는 않으니까.

모두 실제 사실보다 괜한 호들갑에 경도되지나 말자는 소리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