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편을 올린다.
*靈魂結婚式
일본군이 파 놓았다는 소라봉 중턱
어느 동굴 속으로 어머니는 무당을 대려오더니
6.25 때 전사한 형님의 혼을 불러냈다
처녀로 죽은 어느 여자분의 혼도 불러냈다
오늘은 형님의 영혼결혼식 날
저만치 동굴 입구에서 살포시 이는 바람
어머니는 흰 적삼을 태우며 울고 있었다
얼굴도 모르는 며느리가 드리는 인사던가
그 바람은 아쉬운 듯 멈칫하더니 다시 왔다
무당이 부르는 망자의 구슬픈 노래
어머니는 울고 또 흐느껴 울었다
우리 모자의 아픈 가슴
어느 날 다시 기억해야만 되는 걸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의 저편으로
망자의 슬픈 노래도
어머니의 그 울음소리도 사라져 갔다
(사라봉 중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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