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좋은 제도라면 공립부터 하라.
사립학교관련법 개정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발상은 공?사립간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 차이가 지니는 가치가 무엇인지, 왜 선진제국에서는 오히려 사학의 자율화, 특성화를 서두르는지, 그 이유를 확실히 인식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이른 바 국공립학교와의 형평성 유지를 위해 사립학교의 학교의 장 임기도 국공립과 똑같이 4년으로 하되 1회에 한하여 중임할 수 있도록 한다든가, 현행 자문기구인 사립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를 국?공립학교와 똑같이 심의기구로 하자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 거리낌없이 횡행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면 사학에 대한 법률적 규제나 공권력에 의한 간섭이 국공립보다 오히려 가혹해서는 안 된다. 이를테면 사립학교의 법인 감사를 교사회(교수회)가 추천한다면 그보다 먼저 국공립학교에도 내부 감사제도를 두어 그 감사를 교사회(교수회)가 추천하도록 해야 하고, 사립학교의 교원 임명 등을 심의하기 위한 교원인사위원회의 위원을 교사회(교수회)가 추천한다면 그보다 먼저 국?공립학교에서 그와 같이 해야 한다. 요컨대 그렇게 좋은 제도라면 국?공립학교에서부터 먼저 시행하는 것이 합리적 순서 아닌가?
국공립학교와의 형평성 유지를 법개정 이유로 내세우면서 사립학교에 대해서는 오히려 더 심한 규제와 간섭을 가하고 있으니, 이들이 말하는 형평성이란 도대체 그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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