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법 개정 반대!!
<기고>사학법 개정 강행 말아야
[문화일보 2005-09-28 14:23]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지난 8월 하순에 개최한 전국순회 교육대토 론회 자료에 따르면, 사학법 개정안은 사학에 대한 획일적 규제 가 아닌 사학의 육성과 자율성 신장에 개정의 방향을 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개방형이사제 도입을 주장하는 대목에서는 90개 대학 가 운데 122명이나 친인척이 근무하므로 사학은 족벌체제 운영이고, 북한을 비방할 때 족벌 세습을 문제삼고 있는데 우리 사학이 족 벌 세습화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진단하고 있다. 또 기업에 는 사외이사제를 도입하여 민주성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하버드대 등 외국 8개 대학의 예를 들어 구성원의 참여가 법으로 제도화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결론 부분에서는, 사립학교의 자주성이 사학법인의 자율성과 동 일한 것은 아니라고 강변하면서 법 개정안은 국민 대다수가 찬성 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삶에 관련된 대표적 민생법안이라고 주장 한다.
그러나 여당의 개정안은, 진정한 의미의 사학 육성과 자율성 신 장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소수의 비리 사학을 이유로, 구성원의 참여를 명분으로 사학의 경영 구조를 학교법인 중심에서 교원 등 집단체제로 바꾸기 위해 법적 강제를 하겠다는 것이다. 학교의 구성 조직을 법제화하고, 이들 대표가 학교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심의기구가 되며, 이 대표기구에서 개방형 임원(이사의 3분의 1 이상, 감사 1인)을 추천하게 된다.
학교의 장은 심의기구 구성에서 제외돼 교장, 총·학장은 국·공 ·사립학교를 막론하고 심의기구가 심의결정한 사항을 집행만 하 게 되는 사무장으로 격하된다. 이렇게 되면 학교 현장은 선거판, 정치판, 권한투쟁의 장으로 변해 교육력이 떨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 학부모가 보게 된다. 이러한 법적 강제가 어찌 사학을 육성하고 사학의 자율성을 높일 수 있겠는가? 그리고 법 이 개정되면 비리사학뿐만 아니라 건전한 다수의 사학들도 모두 적용받게 돼 획일적인 규제가 불가피해진다.
친인척 임원 현황을 보면 전국 152개 대학법인 중 이사장을 포함 한 1명이 92개 법인, 2명이 41개 법인으로서 전체의 87%가 이사 장을 포함해 1~2명뿐이다. 이를 족벌체제 운영으로 보고, 재산권 으로 보장되는 경영권의 세습을 족벌세습 정치와 같은 것으로 비 교하는 논리적 모순을 범하고 있다.
기업체의 사외이사제는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로서 사 원 조직이 아닌 주주총회에서 추천함으로써 기업의 민주성과는 관련없는 사항이고, 외국 명문 사학들의 구성원 참여제도는 국가 가 법으로 강제해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사학 자체 규정으로 마 련한 것이다. 우리나라 사학들도 지난 6월 27일 사학인 자정대회 를 통해 결의된 5가지 정화 과제에 대학평의회의 설치를 포함해 구성원의 참여를 확대토록 사학 자체 규정인 법인정관을 개정키 로 하고 현재 추진중이다.
사학의 자주성이란 사립학교의 경영과 교육이 행정권의 지배·간 섭을 받지 않고 독자성·자율성을 갖고 영위돼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경영 주체인 학교법인의 자주성도 당연히 보호받는 것이 다. 법 개정안을 국민 대다수가 찬성하는 것도 아니다. 법 개정 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2004년 7월에는 70%의 찬성률을 보이다 가 개정안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10월 이후에는 44%의 찬 성률을 나타내고 있다.
설사 국민의 90%가 찬성한다고 해도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 인 교육제도를 고치는 일은 교육의 경쟁력과 국가의 장래를 보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 법안이 열린우리당의 주장대로 민생법안이라면 더더욱 개정돼서는 안된다. 법 개정으로 교육을 망치게 되면 그 피해는 민초(民草)들이 보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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