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핫이슈 미국발 금융위기 후폭풍

중국이 금융위기 이후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미국 자동차 빅3(포드·크라이슬러·GM)를 살 의지가 있음을 처음 밝혔다. 중국보다는 기술력이 뛰어난 미국 자동차 회사를 싸게 사들여 자국 자동차 산업기술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빅3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자동차가 미국의 중심 산업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의도가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고도 성장으로 막대한 돈을 모은 중국은 금융위기 이후 어려워진 외국의 자원·인재·기술·식량 등을 싸게 사들이는 데 열심이어서 미 자동차업체 매입에 계속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 10월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회담을 갖고 금융위기로 외화난에 빠진 러시아 에너지 회사들에 최대 250억 달러를 지원하는 대신 러시아로부터 연간 1500만t의 원유를 공급받기로 합의했다. 또 상하이 등 중국 내 30여 개 도시의 금융회사들은 금융위기로 실업 상태가 된 미국 내 금융인력들을 1000명 이상 스카우트하기로 했다.

◆“미국 빅3 구매 지원”=중국수출입은행의 리뤄구(李若谷) 행장은 7일 중국 치루이(奇瑞) 자동차에 100억 위안(약 2조2000억원)을 지원하는 전략적 협력 조인식에서 “치루이가 미국의 빅3 자동차 제조업체를 구매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자금을 추가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리 행장은 “세계적인 금융위기 때문에 세계 자동차업계가 침체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중국 자동차업계가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중국수출입은행 관계자는 “100억 위안은 치루이의 심층적이고, 광범위한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원금은 수출 지원, 기술·장비 도입, 국제 결제·무역 융자 등에 쓰이게 된다. 치루이는 “우리는 100억 위안을 독자적인 수출항 건설, 생산능력 확충, 품질 혁신, 환경친화적인 차량 생산, 새로운 동력원 개발 등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기가 에너지·물자 확보, 산업구조 합리화 기회”=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7일 “금융위기는 물자와 에너지 확보, 산업구조 합리화를 꾀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해외자원·기술 확보가 중국 정부의 장기 전략으로 확정됐음을 밝힌 것이다. 신화통신은 “위기는 ‘위험과 기회’로 이뤄진다”며 “우리는 위험보다 기회에 무게를 두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이 강조한 것은 세 가지다. 우선 “부족한 에너지와 자원을 국제시장에서 확보해야 한다”며 “외환위기로 국제 원자재와 곡물 시장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이들 자원을 확보하는 최적의 기회”라고 지적했다. 또 “산업구조 합리화와 국내가격 체계 정비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 통신은 “중국은 아직 산업기술 수준과 부가가치 부여 능력이 한참 뒤진 상태”라며 “금융위기는 기술 도입 등을 통해 노동집약적인 낙후된 산업을 합리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치루이는=한국의 자동차 마티즈와 유사한 제품을 제작해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기업. 1997년 창립됐으며, 중국 국내 승용차 생산량 부문에서 최근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는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24.8%, 수출량이 132% 증가했다. <scRIPT type=text/javascript> // 이미지 컴퍼넌트 사이즈 조절 /* try { var oContent = document.getElementById("articleImage"); if(oContent) { for(var nIdx=0; nIdx 250) { oContent.getElementsByTagName("img")[nIdx].width = 250; } } } } catch(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