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대표는 "이렇게 중요한 법안들을 여야가 졸속으로 합의하고 도깨비 방망이 휘두르듯 처리할 수 있느냐"고 했고, 민노당 이정희 의원은 "시민단체들에게 민주당을 도와달라고 하더니 왜 이러느냐"고 했다. 유 위원장은 "이견이 있다면 법안을 상정한 뒤 토론을 하자"면서도, 회의진행에 적극성을 보이진 않았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5분 정도 이 광경을 굳은 표정으로 지켜본 뒤 말 없이 돌아갔다.

여야가 번갈아 가며 "우린 회의장에서 기다리겠다" "이렇게 힘으로 막으면 안 되니 토론을 하자"며 설득했지만, 민노당은 막무가내였다. 한나라당 주호영 원내수석 부대표는 "민노당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물리력 행사를 택한 것 같다"고 했고, 민주당의 한 법사위원은 "우리는 투쟁할 줄 몰라서 합의한 줄 아느냐. 정말 무책임하다"고 했다. 같은 시각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야 법사위원들은 대기실에서 시계만 보며 허송세월을 했다.

민노당은 8일에도 여야 원내대표들이 예산안 합의처리를 위한 회담을 열려고 하자 회의장에 들어와, 강 대표가 탁자를 주먹으로 치는 등 회담 개최를 저지했다. 국회 경위들이 "복도에선 손 현수막을 들지 말라"고 했지만, 민노당 당직자들은 "상관말고 계속 들고 있어"라며 응하지 않았다.

민노당측은 "소수야당으로서 표결만으론 한계가 있다. 물리력 사용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며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여야 모두에서 "민노당은 원내정당을 할지, 거리로 돌아갈지 선택하라"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 김정권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 "더 이상 폭력과 떼법으로 국회의 기능이 마비돼선 안 된다"고 했고,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민노당의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폭거는 중지돼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민노당의 행위를 비판하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