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회창에 대해 의문을 품었던 것은 그가 사돈의 명의로 되어있는 집에서 살
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후였다.
오랜기간 법관생활을 하며 대법관 자리에 올랐던 사람이 감사원장 그리고 나라의
총리까지 지냈던던 사람이 도대체 왜 사돈이 마련해준 집에서 기거해야 했던 것
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오랫동안 안정된 직업을 가졌던 사람이고 부양해야 했던 가족의 수가 수십명에
달했던 것도 아닌 충분한 재산축적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그래서 집 장만할 충
분한 재력을 갖출 수 있었던 사람이 아무리 가까워도 궁극적으로는 서로 어려운
사이일 수밖에 없는 사돈에게 그런 신세를 진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 대선출마 당시 이회창은 또 한번 사돈의 신세를 졌다. 사돈이 자신의 빌딩에
마련해준 사무실을 이용했던 것이다. 혹시 이회창은 남에게 두 손 벌리는 것을 전
혀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전형적인 공무원 기질에 젖어있는 사람이 아닌가 의
심받아 마땅한 인물로 보았다.
이회창은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국민적 여망을 저버리고, 김대중, 노무현에게 연
패했다. 그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그 패배들에 대한 원인을 좌파연합의 정치공
작, 흑색선전 그리고 편파적인 방송들의 보도 태도에서 찾고자 했다.
지난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후보에게 퍼부어졌던 좌파연합의 편파방송, 정치
공작의 수준은 이회창에게 있었던 흑색선전의 정도를 훨씬 더 능가하는 가열찬
것이었다. 더구나 같은 한나라당 예비대선후보가 좌파연합의 공세에 동조, 가담
하기까지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후보는 저들의 공세를 무난히 막아내고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사전에 철저히 좌파들의 거짓폭로 공세에 대비했던 이명박캠프는 저들의
거짓폭로가 있을 때마다 즉각 반응, 성공적으로 그들의 기도를 좌절시키곤 했던
것이다.
이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명박대통령과 이회창 개인간의 능력의 차이
다. 주요 사안들에 철저히 사전대비하는 이명박대통령과 자신에게 온 절호의 기
회를 준비부족으로 날려버렸던 이회창.
이회창이 자신의 패배에 대한 책임을 좌파연합에만 묻는 것은 자신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기인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지난해 있었던 광우병 촛불난동 당시 혹시 이회창이 그 난동 현장에 등장하는 것
은 아닌가 생각해본 적이 있다. 단순 교통사고를 고의살해 사건으로 둔갑시킨 좌
파들의 미선, 효순 촛불집회에 참석했던 이회창이니 광우병 촛불난동에도 참석하
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심대평의 총리기용의 건과 관련해서도 이회창은 이해하지 못할 주장을 폈었다.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정당과의 정책연합 없이는 자신의 정당에 몸담고 있는 사
람을 정부로 내줄 수 없다는 논리를 반복 주장했던 것이다.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 아닐 수 없다. (그 정도의 인물이 그런 정당에 몸 담
고 있을 리 없겠지만) 만약 민주당에 뛰어난 인재가 있어 정부가 그를 중용하고자
한다면 한나라당 또는 정부가 반드시 민주당과 정책연합의 관계를 맺어야만 그를
발탁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던 정당을 배반하고도 당당한 낯색을 하고 있는 이회창. 내
눈에 비치는 그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기도 하다. 안타깝다 할지 다행이라
해야 할지 그런 인물의 주장을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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