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들이 박근혜와 시진핑 한중 정상회담을 크게 보도하면서 “한국과 중국이 일본을 따돌렸다" 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이 미국에 이어 일본을 방문하지 않고 중국을 방문한 것도 일본을 거스르는 것이었다고 평했다. 지난해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취임 후 일본이 단 한 차례도 한국, 중국과 정상회담을 갖지 못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역사 및 그로 인한 문제로 역내 국가 간 대립과 불신이 심화되는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는 문구를 포함시켜 한국과 중국이 일본의 과거사를 꼬집었다고 지적했다.
28일자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을 따돌린 중국과 한국의 밀월’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한중 밀월’로 연출함으로써 일본을 견제하는 절호의 기회로 본 것 같다”고 했다. “박 대통령도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함으로써 아베 정권에 대한 불신감을 표명했다” 고 분석했다.
같은 날 아사히 신문은 ‘중국과 한국 정상이 일본을 비판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이 역사 문제에서 한국과 연대해 일본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진단했다.
대표적인 보수신문 산케이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 “박근혜 정권이 일·미·한의 구도를 탈피해 미·중·한의 구도를 선택했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역사인식 등을 둘러싸고 중국과 한국이 연대해 일본을 비난하는 모습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대북 문제에서 대화를 중시하는 중국과 한국이 하나로 묶이면 일·미·한 간 협력은 삐걱거리게 된다”며 “아시아 파워게임에서 ‘일본 제외’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것을 엿볼 수 있다”며 “한·중,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동아시아 자유무역권 형성 구상의 출발점을 한국으로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이 나름대로 일본을 배려 또는 의식했다’는 자체 분석도 나왔다.
요미우리는 같은 날 중국이 일본과 갈등 중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를 포함하는 영토 문제를 의제에 포함할 것을 주장했지만, 한국이 ‘제3국 화두는 적절치 않다’고 난색을 표했다고 전했다.
산케이는 “공동성명의 역사 관련 언급은 사전 배포된 합의문 원안에는 없었던 표현”이라며 “아마 중국의 강한 요구에 따라 막판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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