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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복구비 빼내 ‘밥 먹은’ 소방방재청
2007-07-03 오후 1:49:45 게재

감사원 적발, 회식비 추석선물 축·조화 구입에 9062만원 전용
청장 차장은 업무추진비 7960만원 현금으로 가져가고 증빙 미제출

문원경 청장 등 소방방재청 고위 간부들이 지난해 ‘에위니아’ 태풍 피해복구를 위해 배정받은 수해복구비 일부 예산을 전용해 명절선물을 구입하고 직원 회식비용 등으로 편법 전용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또 문 청장은 업무추진비 일부를 비서실 직원을 시켜 현금으로 수령한 뒤 사용내역이 담긴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최근 감사원은 “문 청장 등이 지난해 태풍 ‘에위니아’ 및 호우피해복구 목적 예비비 791억 원 중 9062만원을 경조사 축·조화 구입비, 명절 선물 구입비, 직원 송년회식비 등 일반 업무추진비 용도로 편법 전용한 사실을 적발해 관련자 2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방방재청은 당초 재해피해복구 목적 예비비 1억5000만원 중 일부를 일반 업무추진비로 편법 전용해 경조사 화환 구입비로 77만4000원, 추석 선물을 구입하는데 294만8000원을 사용했다.
이외에도 경조사 축·조화 구입비, 직원 송년회식비, 간부회의 오찬비용 등에 수천만원을 흥청망청 써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예산은 수해복구현장 방문 주민 위로 및 관계자 격려 목적으로 쓰도록 돼 있어 다른 목적으로 전용해서는 안 된다.
‘세출예산 집행지침’ 등 관련 규정을 보면 재해복구 목적 예비비는 인건비, 환율변동으로 인한 원화부족액 보전 이외 다른 용도로 지출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또한 문 청장 등은 청·차장실, 행정지원팀 업무추진비 2억5000여만원 중 31.4%인 7960만원을 현금으로 집행하면서 청장은 비서실장을 시켜, 차장은 비서실 직원을 시켜 현금으로 수령했다는 서명을 했을 뿐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이들은 업무추진비를 집행할 때 집행목적, 일시, 집행대상 등을 증빙서류에 기재해 사용용도를 명확히 하도록 돼 있으나 규정을 어기고 아예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더구나 기록이 남지 않는 현금을 사용했기때문에 업무추진비를 개인용도로 썼다는 의혹을 자초했다.
국회 행자위 소속 홍미영(열린우리당) 의원측은 “수해복구비를 직원회식비 등으로 사용하고 업무추진비를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사용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청은 “비공식 감사에 관한 사항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홍범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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