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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96/ 기사제목에 과장표현이 없어야
신문을 만드는 주체가 사람이니 실수가 없을 수 없겠지요. 그러나 가끔 너무나 한심한 기사 제목을 보게 될 때마다 실망이 큽니다. 종이신문은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인터넷조선일보에 실린 기사제목에 문제가 있다고 보아 이 글을 씁니다.
{'폭탄 반찬' 생일상 받은 박근혜}(2월 2일)
위 제목 아래 나온 보도기사의 서두문장은
[국가정보원은 박정희 정권 시절 ▲민청학련·인혁당 사건(1974)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실종 사건(1979)을 과거사 조사 대상으로 포함시켰다는 사실이 이날 알려졌다.]입니다.
{박근혜, 생일 다음날은 '미사일 밥상' 받다}(2월 3일)
이 제목으로 된 기사의 서두 요약문은
[국정원 DJ 납치·부일 장학회 과거사 조사 착수
한나라 연찬회, 비주류·소장파 의원들 공격 예상돼]입니다.
연예 스포츠지도 아닌 종합일간지가 '미사일'이나 '폭탄' 등의 과장성 어휘를 제목의 단어로 쓴 것은 과연 적절한 것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 기사 제목에는 [곤혹, 위기, 난처한 입장, 수세에 몰리다] 정도의 객관적 어휘들이 알맞다고 봅니다.
[폭탄]이나 [미사일]이란 말에는 분명히 야유와 저주의 감정이 내포되어 있다고 봅니다.
위의 두 기사는 같은 기자가 썼습니다. 그가 만일 "보도기사에는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사실위주의 어휘와 문장을 써야 한다"는 것을 잠깐 잊고 들떠서 기사를 작성했다면, 당연히 부제목에도 [여당, 박근혜 생일을 기다렸다가 수류탄 던지나?]란 부제목도 덧붙여야 공평하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종이신문쪽에는 실리지 않고 인터넷 신문에만 실리는 기사라고 해서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제목이 일반 네티즌들의 글 제목처럼 경박해도 무방하다고 보아 줄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과거사 진상 규명문제와 관련하여 조선일보 기자님 및 타사 언론인들에게 참고가 될는지도 모른다고 가정하고 질문을 두 가지 합니다.
1. 오늘의 정치인 박근혜씨를 옛날의 아버지의 대리자로 간주하는 전근대적인 시각(기준)이 과거사규명 관련 기사 취재· 편집 과정에서 제거되어야 옳지 않을까요? 박대통령 시절에 박근혜씨가 비서실장이나 장관을 한 것은 아니니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잘한 일이 있다고 칠 경우, 그 아들들이 김대통령 사후에 칭찬을 받아야 합니까?
2.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월에 김정일씨를 만난 것은, 간단히 말하여 "6.25 전범으로서의 아버지 김일성의 죄를 용서해 준 차원"에서 만난 것입니다. 저 쪽에서 용서를 청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런데 이렇게 김정일씨는 아버지의 엄청난 죄와 상관없는 존재로 대우해 주는 것이 당연하고, 박근혜씨는 아버지의 죄값(?)을 평생 짊어져야 하는가요?
이런 괴상한 나라가 지구상에 우리 나라 말고 그 어디에 있는가요?
* 참고 : 어떤 신문은 같은 내용의 기사 제목을 {朴대표 “꿋꿋하게 이겨낼 것”}이라고 표현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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