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에 통곡한다
2004.10.09
해방의 감격이 아직 남아있던 1948년에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가 10월9일을 한글날로 정하고 한글을 선포한 세종대왕을 기리는 뜻에서 이 날을 국경일로 삼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만일 이 국민에게 한글이 없었다면 미안한 말이지만 자랑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하여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금강산 일만이천봉마다 기암이요”라고 노래하며 금수강산을 자랑하지만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좋은 경치는 중국에도 있고 일본에도 있고 동남아에도 있고 유럽에도 있고 미 대륙에도 있다.
그러나 한 시대의 군주가 어진 신하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중국 글자가 하도 어려워 문자로 의사표시를 하지 못하는 백성을 불쌍히 여긴 나머지 서양의 알파벳에 해당하는 28글자의 자음과 모음을 새롭게 만들어 그 보급에 힘쓴 나라가 세계 역사 어디에 있었는가. 그것은 우리나라 밖에 없는 일이었고 따라서 한글에는 민족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그러므로 한글날이 국경일임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데 어떤 정신 나간 놈들이 구정에 놀고 추석에 놀면서 한글날을 국군의 날과 함께 국경일의 반열에서 몰아냈는가. 그러고도 이 나라가 자주독립국가의 구실을 할 것 같은가. 한글날을 다시 국경일로 삼으라고 우리가 모두 외치고 또 외쳐도 들은 척 만척하는 이 고약한 놈들아. 그래서 한글날에 우리는 통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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