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2년 07월 17일(火)

北권력 異常 조짐…도발 등 최악 경우까지 대비해야


북한 김정은의 최측근 군부 실세로 불리며 김정일→김정은 권력세습의 안착을 도울 것으로 알려졌던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의 돌연한 실각(失脚)은 북한 권력층 내부에서 심상찮은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일요일인 15일 전격적으로 이뤄진데다 다음날 아침 6시 신속히 공개한 사실도, 최고 실세를 한순간에 ‘모든 직무에서 해임’한 조치도 전례가 없던 일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현영철 대장에게 차수 칭호를 부여했다고 밝혀 그 후속조치도 진행중임을 시사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불투명한 북한 체제의 특성상 내부 상황을 당장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개된 일단(一端)만 보더라도 상당한 이상(異常) 조짐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문제는 그 방향이다. 전문가들은 호전적인 야전군인 대신 정치군인 출신인 최룡해가 군권을 잡았다거나, 내각 출신인 장성택의 실권이 강화됐다거나, 최근 김정은이 관람한 파격적 공연 및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등장 등과 연계시켜 개혁·개방 쪽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등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직은 막연한 추측성 분석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친북·종북 세력은 김정은이 군부 세대교체를 통해 대남(對南) 긴장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까지 내놓으며 정부 대북(對北) 원칙의 변화를 압박할 태세다.

리영호 실각이 내부 권력투쟁의 시작인지, 김정은의 권력 장악 마무리 수순인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북한 체제의 본질은 아직 전혀 변함이 없다는 사실, 그리고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럴 경우 대남 도발을 통해 북한 내부의 불만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대처해온 것 역시 북한 체제의 일관된 악습이다. 대한민국은 북한 내부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도발을 포함해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