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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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은 처음에는 선전에 속아 넘어가 남한이 정말 사람 못살 세상인가보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북한 주민들 속에서 남한의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한 계기가 바로 1980년 광주 민주항쟁이다.
그때 북한에서는 광주 항쟁을 텔레비전으로 방영했다. 이것을 본 북한 주민들은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거지가 넘쳐나고 판잣집만 있다던 사람 못살 썩고 병든 자본주의 사회인 남조선이 청년들이 옷도 잘 입고 거리에는 고층빌딩과 잘 뻗어나간 도로, 멋있는 버스와 자동차들이 다니고 있으니 왜 놀라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그때부터 북한 주민들은 북한이 남한을 헐뜯기 위해서 거짓선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 했으며 남한이 잘살고 있음을 제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결국 북한당국은 하나를 얻으려고 광주항쟁을 보여주었다가 열을 잃은 셈이었다.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남한을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대북지원을 시작하고 남한을 비롯한 자본주의 나라들의 상품들이 북한 땅에 들어오자 백성들은 지금까지 살아온 북한이 너무나도 초라하게 느껴졌다.
솔직히 말해서 북한 인민들만큼 불쌍한 사람들은 세상 그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태어나서 한 번도 비행기를 타보지 못한 사람들이 99%이며 승용차를 타보지 못한 사람 또한 70%가 넘는다. 이런 것은 둘째 치고라도 커피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당 간부들은 이렇게 산다.
중앙당 간부들은 평양시의 가장 중심인 중구역 창광동과 연화동에 현대적인 아파트에서 호위를 받으며 살고 있다. 아침이면 신덕샘물을 실은 차가 와서 물탱크에 채워주고 다음은 식료품차가 와서 쌀과 부식물을 공급해주고 간다.
그러나 간부들이라고 다 잘 사는 것도 아니다. 간부도 어떤 부서의 어떤 직위인가에 따라 다르다. 우선 같은 중앙당 간부라 하여도 조직부와 선전부는 하늘 땅 차이이다.
조직부는 노른자위이므로 이들의 권력은 북한에서도 김정일 외에는 감히 견줄 자가 없다. 다른 것은 제쳐 두고라도 이들은 담배도 영국산 <던힐>이나 <로스만>을 피우고 술은 스카치위스키나 XO를 마신다. 그러나 선전부는 중앙당에서 공급하는 북한산 <영광>담배나 대평술 또는 창광술을 마신다.
물론 스카치위스키나 대평술이 가격차이가 대비할 수 없을 정도이지만 담배역시 <던힐>담배 한 갑의 값이 <영광>담배 2보루와 맞먹는다.
또 사람들이 인사할 때도 조직부 사람들에게는 90도 로 인사하고 선전부 사람들에게는 45도 로 인사한다. 물론 이들은 같은 벤츠를 타고 다니지만 이렇게 사람들은 직무의 중요성으로 엄격한 차이를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조직부 사람들이 스카치위스키나 <던힐>담배를 공급받지 않는 다는 점이다. 이것들은 다 아랫사람들이 뇌물로 바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또는 더 높은 자리로 가기 위해서 이들에게 잘 보이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북한 사람들은 간부가 되려면 당 간부가 되어야 하며 당 간부 중에서도 조직부에 들어가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하는 것이다.
북한에는 높은 간부이건 낮은 간부이건 뇌물 받는 질과 양이 다를 뿐이지 누구나가 스스럼없이 마치 응당 자기 것을 받는 듯이 여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뇌물을 받은 다음에는 뇌물을 바친 사람의 부탁을 들어 주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지금에 와서는 간부들이 먼저 뇌물을 요구하기도 한다. 상대가 요구되는 것이 무엇인지 포착하고 요점을 찌르는 것이다. 그러면 감히 누가 거절을 하겠는가? 그들도 김정일을 닮아서 독재에 이골이 난 사람들인 데야.
지금 북한의 간부들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김정일 정권의 불안정 때문에 권력의 자리에 있을 때 돈을 챙기려 하고 있다. 그들은 뇌물로 받은 것을 달러로 바꾸어 간수하고 있다. 왜냐면 북한돈은 양도 많거니와 김정일 정권이 무너지면 북한돈은 물거품이 된다는 것이다.
유용남 [2005년 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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