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문가들 “4대강 충격”
경향신문 원문 기사전송 2010-07-11 19:01 최종수정 2010-07-12 00:47

ㆍ“운하사업 의심되는 생태·환경파괴 사업… 람사르협약 위배”

“람사르 총회를 개최한 나라가 맞는가. 충격적이다. 4대강 사업은 목적이 불분명하고 람사르협약과 생물다양성협약에 위배되는 명백한 환경파괴 사업이다.”(호리 료이치 람사르 네트워크 일본대표·변호사)

지난 10일 부산 YWCA 강당에서 열린 4대강 사업 한·일 조사단 토론회장. 9~10일 한국습지 NGO네트워크(KWNN)와 함께 낙동강 중·하류 건설현장을 답사한 일본 람사르 네트워크 소속 전문가들은 “오는 10월 나고야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전 세계 NGO에 한국의 상황을 알리고 공동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호리 대표는 “2008년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를 개최, 한국이 전 세계에 습지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해 놓고도, 이렇게 습지를 파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4대강 사업은 람사르협약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마모토 히로다케 교토대 명예교수는 “4대강 공사장을 둘러본 결과 ‘운하건설 사업’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면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마모토 교수는 “물의 양을 늘려 오염물질을 희석시키는 것은 수질 개선을 위한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가 “한국 정부가 일본 요도가와(淀川) 복원개발을 성공사례로 들고 있다”고 질문하자, 이마모토 교수는 “요도가와에는 보를 설치한 것이 아니고 준설작업과 함께 하폭을 넓혀 홍수를 줄인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일본 측에서 오쿠보 노리코 오사카대 교수(환경법), 고토 고미카즈 변호사(아리아케해 소송 담당), 엔도 야스오(수원개발문제전국연락회) 등 14명이 참가했다. 국내에서는 김덕성·이인식 KWNN 공동대표 등이 함께했다. 한·일 조사단은 이날 공동성명서를 통해 람사르 및 생물다양성 협약을 위반한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