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도발과 연평도 포격 도발로 이젠 이명박도 북괴의 실체를 알만할 때도 됐다.

아니 박왕자씨 총격 살해 사건 때부터 보자면, 북괴의 실체를 알 만하다기보다는 이미 알았으면서도 모른 척 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부터 이젠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직면한 문제임을 알긴 아는가 본데, 그래도 괜히 믿음이 가지 않는 표정이 보이는 것은 나만의 결벽이라고 치부해도 좋다.

그러나 이명박이 진실로 “안보”에 단호하다면, 적어도 이번 신년사에서는 ‘안보와 경제’식으로 안보에다 다른 말을 갖다 붙이지 말았어야 했다.

백화점식으로 좋은 말 다 갖다 붙이다보니, 결국 아무 핵심도 없는 소리가 될까 우려된다.

겨울철 불조심 강조하면서 아직 도래하지도 않은 여름철의 물놀이 위험 문제까지 지적하면 안 되듯이, 안보 이외의 다른 분야는 당연히 알아서 챙겨야 하는 것이지, 그걸 굳이 안보에다 갖다 붙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북괴가 진정성을 보이면 남북대화의 창은 열어둔다”는 식으로 안보모드를 극복하고 나서 내놓아야 할 정책을 왜 미리 누설하여, 왜 안보모드의 속의 우리 쪽 계산을 스스로 김정일에게 미리 노출해 주는가!

집안에 든 강도가 듣는 앞에서 ‘강도가 떠나간 뒤에 열쇠를 어디다 놔둘 것이다’라며 강도에게 들으라고 얘기하는 꼴 아닌가.

안보와 경제? 그게 부국강병 아닌가. 통치자가 당연히 추구해야할 기본덕목을 요약한 것 아닌가.

당연히 병행해야 하는 불가분의 것이므로 안보모드 시기에 이를 동시에 들먹인다는 것은 안보를 강조하지 않은 것과 같은데, 여기에다 무슨 서민문제까지 추가하는가.

결국 안보를 더욱 희석시키는 것 아닌가 말이다.

서민문제 같은 것도 “저출산 대책”을 강조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식으로 뭔가 관심이 끌릴 만한 부분을 매개로 해야지 관련분야를 모두 망라해버리면 결국 아무 것도 없는 것이 된다.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없다”는 게 이를 두고 한 말 아닐까?

나의 주장이 편파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명박은 또 대통령 해먹을 것 아니기에 지지도가 좀 떨어져도 된다는 것을 감안하지 않은 모양이다.

여권의 다음 대선 후보들이 할 말이라도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왜 차기후보들이 할 말까지 혼자 다 해버리는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명박의 안보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의지이지, 말도 안 되는 ‘경제’ 지껄이지 말라는 거다.

주가지수가 어찌되었든, 수출실적이 어찌되었든 나는 이명박 집권하고 계속 생활이 어려워졌는데, 무슨 이따위 개나발 경제를 구실로 가장 첨예한 생존문제인 안보를 희석하려 드는가.

노름쟁이는 노름을 끊고 볼 일이지, 담배 끊는 결심을 요하지 않는다.

안보모드에 딴소리 지껄이지 말기 바란다. <끝>

※ 예전에 분양권 전매 투기자들이 양도세 떼먹은 것 고스란히 방치한 채 ‘공정한 사회’라는 소리로 좌파들의 분배평등논리의 화살을 막으려 하지 말라.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