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병호 의원 기자회견문>
새해가 되면 바뀔까 했던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이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문제의 궁극적인 해법이 “개개인의 직업능력을 개발하는 데” 있다고 진단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향해 “능력 개발을 통해서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여가야” 한다고 사뭇 진지한 어조로 충고를 하고 나섰고, 열린우리당 임채정의장은 선진사회협약을 운운하며, 기업과 노동자 대표, 분야별 타협의 주체가 참여하는 타협을 이룬뒤 새로운 출발을 하자는 사회협약을 체결하자‘고 입장을 밝혔다.
한 때 비정규직 노동자의 눈물을 닦아주겠노라고 공언하던 노무현 대통령과 , 열린우리당은 어제까지 정규직으로 일하던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고 어쩔수 없이 비정규직으로 취업하고 하청, 기간제, 파견제로 생존권을 저당잡히고 노동기본권을 행사하지 못하여, 기본적인 사회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는가 묻고 싶다.
개개인의 능력을 배가하고 선진사회협약을 이루기 전에 노무현 정권과 여당은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노동문제의 근본적인 문제 즉 비정규직의 철폐를 위한 시각과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비정규직의 진정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 있는 현실과 노무현 정권의 비정규직 보호법안의 허구성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상황이 청주지역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상황에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는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성실한 대화와 타협으로 교섭을 요청했다. 하지만 하청업체는 즉시 폐업을 선언하고 10년, 15년을 근무해 온 노동자들을 계약해지하고, 원청은 교섭대상이 아니라고 외면하여 노동조합 자체를 근본적으로 부인하는 비상식적인 모습을 보였고, 결국 150명의 노동자들을 기습적으로 겨울 한파의 한복판으로 내몰았다.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는 사측의 태도에 항의하고 청주지방노동사무소에 노동자 보호를 위해 불법파견 진정을 접수했다.
그러나 청주지방노동사무소는 하이닉스․매그나칩내의 노동현실에 대한 몰이해로 인해 노동조합측에서 제기한 불법파견 판정 심의를 충분한 조사와 노사동등의 입장을 참작하여 결정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식밖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민주노동당은 하이닉스 매그나칩의 최근 상황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제시한다.
첫째, 하이닉스 ․ 매그나칩은 회사와 함께 고통분담하고 희생했던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성실한 대화와 협력으로 교섭하고, 불법파견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 더 이상 노동자들을 일하는 기계로 전락시키지 말아야 한다.
둘째, 청주지방노동사무소는 노동자들의 이해와 권익 보호를 위해 불법파견에 대해 엄격히 진상조사 해서 발표해야 했으나, 그 결과가 기대에 미흡하고 불법파견 진상조사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상급 대표의 출입을 막는 행위와 판결 내용과 판결일정에 대한 사측과의 연계 의혹의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전면적인 재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위와 같은 입장을 통해 민주노동당은 최소한 노동의 아름다운 권리 쟁취를 위해 끝까지 이 사태를 지켜보며 임시국회와 당원들이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을 강력하게 밝히는 바이다.
2005년 1월 20일
민주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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