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風(춘풍)이 태탕하고 萬花(만화)가 방창한 이 시절에… 성상폐하께옵서 옥체가 유강하시다니 실로 誠惶誠恭(성황성공), 同慶同賀(동경동하)할 바이다. 일년 일도 이 반가운 날을 맞이할 때마다 우리는 鴻遠(홍원)한 恩(은)과 廣大(광대)한 仁(인)에 새로운 감격과 경행이 깊어짐을 깨달을 수 있다’
(1939년 4월 29일 조선일보 사설 ‘봉축 천장절’)
위의 내용을 해석해 보면 ‘봄바람이 불어오고 온갖 꽃이 화창한 계절에… 성상폐하께서 옥체가 건강하시다니 실로 황공하고 경하할 뿐이다. 매년 이 반가운 날을 맞이할 때마다 우리 백성들은 천황폐하의 한없는 은혜와 드넓은 어지심에 새로운 감격이 깊어짐을 깨닫는다’라는 내용이다. 위의 내용을 보면 모든 표현을 극존칭으로 써내려 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誠惶誠恭(성황성공)이라는 표현은 ‘황공’의 극존칭, 우리 식으로 표현한다면 ‘황공무지로 소이다’정도이다. 이는 조선일보의 일본에 대한 친일행각의 정도를 보여주는 조그만 예라고 하겠다.
또한 일제는 중일전쟁이 벌어진 이듬해(1938년)부터 모자란 병력의 보충을 위해 ‘지원병제도’를 실시했으며, 1943년에는 ‘징병제도’와 ‘학도지원병제도’를 시행한다. 이로 인해 최소한 20여만 명의 청년들과 4500여명의 학생들이 전쟁터로 끌려가는데 당시 조선일보는 일제의 지원병제도를 이 사설로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조선 통치사의 새로운 기원을 이룬 것이자 미나미 총독의 일대 영단정책 하에 조선에 육군특별지원병제도가 실시된 것에 대하여 이미 본 란에 수차 우리의 찬성의 뜻을 밝힌 바 있거니와… 황국신민 된 사람으로 그 누가 감격치 아니하며 그 누가 감사치 아니하랴’(조선일보 1938년 6월 16일 자 사설). 조선일보는 이 글에서 조선인을 전쟁터로 끌어내려는 이 ‘지원병제도’를 ‘총독의 영단’이라고 치하까지 해가며 적극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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