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도(分都), ‘통일수도’관련 문제 투성이
“통일시대 못 보고 적전분열하는 것”비판
정부의 행정도시건설은 통일수도차원에서도 복잡한 문제를 야기한다.
정부는 현재 통일은 불확실한 먼 미래의 일이므로 이에 따른 통일수도의 문제는 그때 가서 보자는 식의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독일의 예에서 볼 수 있듯 수도의 입지가 한 번 결정되면 통일이라는 역사적*민족적 대의명분에도 불구하고 수도의 위치를 다시 변경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
실제 독일은 통일조건으로 수도를 베를린으로 정한다는 동*서독정상 간 합의가 있었지만, 막상 통일이 되자 본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결국 베를린에는 12개 정부기관이 이전되고, 본에는 8개 정부기관이 남는 형태로 타협돼 극도의 비효율성이 초래됐다. 최근에는 베를린으로의 정부기관통합이 공론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연기*공주에 수도가 이전(移轉)되면, 통일 후 이곳에 입지한 중앙부처가 새로운 통일수도로 재 이전되는 과정에서 충청권과 연기*공주의 반발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한 발 더 나가 수도분할이 수도이전보다 더 위험한 이유는 통일수도의 입지결정이 수도이전의 경우보다 더욱 복잡하게 꼬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즉 수도이전의 경우 통일수도의 입지를 둘러싼 직접적 이해당사자가 두 곳(예컨대 연기*공주와 통일수도로서의 서울, 평양, 제3의 도시)이지만 수도분할의 경우 세 곳(연기*공주, 서울과 통일수도로서의 서울, 평양, 제3의 도시)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최막중 교수는 “현재의 수도이전은 통일 후 기형적 수도분할을 초래하는 씨를 뿌리는 위험을 안고 있다”며 “통일에 앞서 우리 스스로 미리 수도를 분할하는 행위는 마치 적전분열(敵前分裂)을 자초하는 것과 같이 통일시대를 준비하지 않는 매우 무책임한 반통일적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성욱기자 2005-04-03 오후 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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