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일보에 최상철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의 '수도, 그냥 이렇게 옮기나' 등의 ‘시론’이 게재되는 등 신행정수도 이전 및 추진에 대한 반론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공론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이전반대국민포럼 대표이자 이명박 서울시장과 짝을 이뤄 수도이전반대 헌법소원을 제기할 예정인 최상철씨는 명색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다. 그런 그는 오늘날 수도 서울의 매캐한 공해, 극도로 오염된 환경 속에서 암모니아 냄새 폴폴 나는 경복궁 연못 속의 비단잉어같은 삶을 영위하는 수도 서울시민(수도권 포함)의 짜증난 삶을 잊은 모양이다.
인구집중에 따른 전무후무한 오염구덩이 속에서 환경학자라면 당연히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와, 경제력의 분산을 통해 국토의 균형발전과 수도권 공해 추방의 일거양득을 꾀할 수 있는 신행정수도 건설에 동참, 권장해야 할 일이다.
그런 그를 비롯한 수도권 일부 시민단체, 수도권 지자체 간부 등이 여러 가지 솔깃한 예를 들어 많은 국민을 호도하며 신행정수도 건설 반대의 기치를 높이 드는 것은 본분을 망각한 지나친 지역적 이기심의 발로가 아닐까?
신행정수도 건설은 엄격한 의미의 수도 이전이 아니다. 문자 그대로 정치, 행정수도의 건설일 뿐이지 경제, 문화, 교육적 의미의 수도, 경제중심의 대한민국 허브도시로서의 서울과 기존 수도권의 기능을 모두 옮겨가는 것은 결코 아닐 터.
더구나 신행정수도 건설지로 기존 수도권의 모든 기능이 몽땅 옮겨가는 것도 아니며 행정부의 일부, 더해야 입법부 또는 사법부의 일부가 옮겨갈 뿐이다. 다만, 행정수도로서의 기능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선 넓은 의미의 행정 범주에 속하는 정치의 중심인 입법기관 - 국회 및 이들을 견제할 사법부의 이전은 시너지 효과(synergy effect) 제고를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대신 남한 인구의 3분의 1이 포진한 서울특별시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지방의회, 서울지법, 지검 등 사법기관이 있지 않은가?
정부투자기관, 꼭 서울 및 수도권에 있을 필요가 없는 일부 정부출연기관 등도 모두 신행정수도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그곳 - 이 어딘지는 아직 모르겠으되 역차별 하여 - 다른 지방 도시로 분산 이전할 예정이다.
마치 수도 서울의 인구, 기관을 신행정수도 후보지로 몽땅 옮겨가는 것처럼 호들갑 떨며 과천 정부청사, 여의도, 서초 법조타운 주변 상인들을 들쑤셔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느니 범국민적 국민투표 실시 서명 등을 하겠다느니 하는 선동행위는 참으로 가관이다.
대저 집값, 땅값이 얼마나 떨어지고, 서울대, 연고대 등 세칭 명문대의 위상이 얼마나 추락할지는 모르겠으되 신행정수도 건설을 천도 운운하며 호도하는 것은 협량, 편협, 왜곡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알량한 이기심의 발로일 뿐이다.
전혀 위헌적 판단을 요하지 않는, 대의기관에서 이미 결정된 사항에 딴지를 걸어 그 이전 시기를 조금이라도 늦춰서 훼방하려하는 그 뻔한 의도와 작태가 자못 가증스럽다.
교통체증, 매연, 천정부지의 집값 등에 시달리며 오늘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아옹다옹 살아가는 존경하옵는 우리 시대의 특수계급 - 서울특별시민들이여! 그 천정부지의 집값 추락이 못내 두려워 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것은 아닌가? 당신들만의 특혜와 권력과 자부심을 하찮은 촌놈들에게 분배하기가 그리도 두려운가?
그 더러운 경복궁 연못 속에서 개떼처럼 떼 지어 몰려다니는 잡종어류들처럼 오염돼 악취가 진동하는 구정물 같은 매캐한 환경 속에서 개 폼 잡으며, 더러운 냄새와 더불어 영원히 꼬리치며 당신들만의 희열을 구가할 것인가?
통일을 목전에 둔 시대에 웬 수도 이전이냐고?
그럴수록 남한 전체를 골고루 발전시킨 뒤 통일 후 개성, 평양, 청진, 함흥 등의 균형 발전에 전력투구하면 될 터.
장기적 관점에서 통일이 되었을 때 보다 풍족한 삶을 구가하고자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서울로 밀려들 북한 주민들을 생각해 보았나? 가뜩이나 땅덩어리는 좁고 인구는 많아 삶의 질이 떨어지는데 북한 동포들이 벌떼처럼 밀려들어 퍽이나 좋으시겠수, 서울특별시민 여러분.
더구나 최첨단 정보통신시대에 지정학적 위치(중심지)가 그리도 중요한가? 서울과 부산이 멀어서 부산 출신 노무현씨가 대통령이 되었나? 서울 사람이 부산 사람과 교류하는데 지리적으로 멀어서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는가?
잘 발달된 교통체계, 통신망 등이 충분히 지리적 잇점을 커버할 수 있는 것이다. 통일 전 남한의 교통, 통신, 정보 등 기저인프라를 지역적으로 균형 있게 충분히 구축한 뒤에 통일을 맞이하는 것이 훨씬 통일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국민투표 운운하는데, 국민투표는 이미 끝난 것이 아닌가?
첫째, 수도 이전을 공약으로 내건 노무현씨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둘째, 대의국가에서 민의를 대표하는 한나라당을 포함한 국회의원 절대 다수가 신행정수도특별법을 통과시켰으며 셋째,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 헌재에서 기각됐고 넷째, 대통령과 뜻을 같이하는 열린우리당(개인적으론 좋아하지는 않지만.)이 17대 총선에서 과반수를 차지했으니 이보다 더한 민의가 어디 있는가?
노무현 대통령이 공약한 것은 ‘천도’가 아니고 문자 그대로 행정부만 옮기는 신행정수도 이전이었지 않느냐? 참으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소이에 다름 아니다.
대저, 천도란 무엇인가? 그야말로 절대군주 - 왕조 시대에 행정, 입법, 사법 기능을 포함한 전지전능한 천부권력을 지닌 황제(왕) 폐하께서 도성에 사는 백성까지 몽땅 거느리고 옮겨가 황성을 구축하는 것이 천도다. 그런데도 천도 운운하며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것은 21세기적 넌센스가 아닐까?
시스템의 구성요소로서 유기적으로 작용하는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가 함께 옮겨야만 진정한 의미의 행정수도 이전이다. 그렇다고 천문학적인 거대 자본이 지배하는 우리의 서울특별시가 경제수도로서의 위상을 잃는가? 위싱턴이 행정수도라 해서 뉴욕이 경제수도로서의 기능을 잃고 인구가 줄었는가?
20세기 이후 수도를 옮긴 세계 각국이 국민투표를 한 사례가 있는가? 대의국가에서 국민투표로 뽑힌 선량들의 집합체, 국회는 허수아비인가? 헌법에 행정수도 옮긴다고 반드시 국민투표하라는 당위적 조문이 있는가?
이명박 서울시장과 최상철 대표 및 기타 서울특별시민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충정은 충분히 이해하나 현대는 가진 자의 아량과 이해가 절실히 필요한 시대임을 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까짓것 서울 집값이 내려면 좀 어떤가? 그래서 먹고 살기 위해 경제력이 집중된 서울로 어쩔 수 없이 어기적거리고 올라간 수많은 필부필부들이 집을 싸게 구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좋은가?
서울 총각들이 결혼할 때 굳이 부모들이 전셋돈 많이 마련해주지 않아도 좋을 테고 국회의원 당선됐답시고 좋아라고 여의도로 입성한 지방 출신 국회의원들께서 내 집 마련하는데 고통을 겪지 않으니 이 얼마나 누이 좋고 매부 좋은가?
아니 그렇소? 서울특별시민 여러분! 그리고 최상철 교수님!, 이명박 서울특별시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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