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민심 "찍어주고 푸대접 당해"
"영남특위·김혁규카드…정동영의원도 팽 당해"
일부선 "더 두고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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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으로 지지했는데 돌아온 것은 오히려 푸대접뿐”이라는 게 열린우리당에 대한 요즘 호남 민심이다. 각종 인사와 현안사업에서 호남이 무시당하고 있고, 그것이 호남에서의 열린우리당 지지도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탄핵 이후 실시된 4·15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선택했던 호남 사람들은 이제 공공연히 열린우리당을 성토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런 분위기는 전북보다 광주·전남지역에서 더 진하게 느껴진다.
전남 도청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4·15 총선 때는 호남을 대변하는 정당이 열린우리당이라 생각하고 전폭 지지했는데 선거가 끝나자마자 동쪽으로 가면(동진·東進) 전국 정당이 된다며 경남 출신 김혁규 총리카드니 영남발전특위니 하면서 호남홀대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군에서 가장 청렴한 편에 속한다는 신(일순) 대장을 구속하지 않았느냐. 호남을 홀대한 거다. 주위에서 그런 말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호남 분위기가 서울지역 호남 출신들에게도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까지 듣는다”고 말했다. 목포에서 사회단체 활동을 하는 이모(42)씨는 “청와대와 여당이 권력싸움에 몰두하면서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경제나 민심에 대해서도 바닥민심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만 하는 것에 대한 실망감이 지지도 급락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했다.
전북지역은 광주·전남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덜하긴 하지만 이곳 출신인 정동영 의장 ‘토사구팽론’과 지역사업 홀대론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전주 경실련 대표인 김종국 전주대 교수는 “선거가 끝나면 자신의 지지층부터 돌아봐야 하는데, 고생해 당을 만든 정동영 의원부터 ‘팽’당했다고 말하는 시민이 적지 않다”며 “여당의 외면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선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 전북 일등도민 운동본부’의 한 간부는 “더 달라는 것도 아니고 공평하게 나눠달라는 이야기”라며 “‘90% 이상 표를 몰아줬고 지역구 싹쓸이를 시켜준 우리가 인사와 예산에서 언제까지 당하고 있어야 하느냐. 촛불이라도 들고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곳곳에서 듣는다”고 말했다.
14일자 전북 주요일간지들은 ‘균형발전위원 호남 출신 전무’, ‘참여정부, 전북 거리 두기 심하다’, ‘전북 신규사업추진 급제동’ 등을 1면 머리기사 등으로 실으면서 도민의 이반된 정서를 대변하고 있다. 이곳 언론들은 최근 들어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에서 전북을 제외시키고, 김제공항 건설 등 현안사업 예산을 삭감하는 등 정부가 전북을 홀대하고 있다는 주장을 잇달아 보도해왔다.
열린우리당에 대한 반발은 민주당에 대한 향수로 연결되고 있는데, 전남 지역이 특히 그렇다. 전남 나주시 봉황면에 사는 농민 양영록씨(55)는 “열린우리당만 너무 찍어서야 되겠느냐, 그래도 뿌리가 민주당인데 살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들이 많이 오간다”고 말했다. 전남 함평군 대동면의 이은헌(57)씨도 “거슬러 올라가면 김대중 전 대통령인데 민주당에 대한 애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에 대한 경고 단계일 뿐 이반 현상은 아니라고 보는 견해가 아직은 강하다. 광주 북구 일곡동의 한백(41)씨는 “열린우리당이 최근에 잘한 것이 없어 지지하지 않은 것”이라며 “그러나 의지할 정당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이 잘만 하면 지지도는 다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출판업을 하는 광주의 정모(38)씨는 “열린우리당을 한번 지지했으면 시간을 두고 기다려야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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