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프리존 www.freezone2005.com>
지난 설날, 못본 영화를 보았다. 황산벌이라는 국내영화다. 백제와 신라의 황산벌 전투를 코믹하게 그려놓은 영화다. 지난 해 영화관에 가서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기회가 없어서 못보다가 티브이에서 한다고 해서 만사 제켜놓고 본 영화다.
그 영화를 보니, 호남과 영남의 사투리를 섞어 놓은 것도 재밌지만, 전쟁에서 무엇이 가장 중대한 것인가를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이번 불멸의 이순신을 보면서 '신립장군'의 배수진과 함께 생각하면 여간 재미있는 것이 아니다.
영화 황산벌에서는 영화이니만큼 심리묘사가 뛰어나다. 영웅전의 신비스런 것을 벗겨내고 평범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그린 것도 재미있었지만, 계백과 김유신의 계책 싸움도 재미있는 볼거리 중의 하나였다.
계백의 임전 계책을 보자. 이길 수 없는 싸움, 숫적으로 도저히 당해낼 수 없는 싸움을 나가면서 군사들의 사기를 중시했다. 그래서 자신의 가족도 다 몰살시키며, 5천 결사대를 조직했다. 즉,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이길 수 있는 것은 결국 '군사들의 사기'라고 본 것이다.
그 사기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가족 몰살'과 '죽기전엔 갑옷과 투구를 벗지 않는다'는 신조였다.
이런 계백의 5천 결사대를 맞이하여, 쉽게 생각하며 황산벌로 진격했던 김유신의 5만 대군은 막막했다. 싸우면 싸울 수록 지기만 했다. 그 사이 당군은 기벌포로 진격하여 부여 사비성 함락을 앞두고 있었다. 사비성을 당군에게 빼앗기면, 신라로썬 '죽을 쑤어 개 좋은 일' 시키는 일이었다.
여기서 김유신이 채택한 전술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몇번에 걸쳐 패한 채 전의를 상실한 신라군의 사기를 높이는 일이었다. 그러기 위해 그는 늙은 군사가 아닌 꽃다운 젊은 화랑들을 이용했다. 화랑관창은 그중 대표적인 사람이다. 그들의 죽음을 이용하여 패배감 속에 잠자는 신라군의 분노를 흔들어깨운 것이다.
두번째, 김유신이 채택한 계책은 적의 무서운 결의를 '약점'으로 전환시키는 일이었다. 즉 '죽기전엔 갑옷과 투구를 벗지 않는다'는 결의로 갑옷을 꿰맨 것을 이용했다. 즉 비오는 날 진흙덩이를 전진에 전져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인 것이다. 그러자 계백의 결사대의 장점은 단점으로 전환되었다.
이렇게 김유신은 계백의 장점을 단점으로 전환시키고, 패배감속에 잠자고 있던 신라군의 분노를 흔들어깨움으로써 이길 수 있었다는 것이 '영화 황산벌'의 줄거리다.
내가 보기에도 우파는 2번에 걸쳐 연속적으로 좌파에게 패했다. 전략전술도 제대로 모른채 의기양양하던 이회창군은 김대중, 노무현의 좌파 군에게 여지없이 대패했다. 마치 원균이 조선의 모든 전함을 이끌고 일본군에게 전멸한 것처럼, 이회창 진영은 패배할 수 없는 대한민국 우파의 강성한 군대를 좌파의 아가리에 털어넣고 말았다.
그런 점에서 이회창 진영은 대한민국 우파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그리고 대한민국 우파는 그걸 깨달아야 한다. 이인제의 배신과 정몽준의 후보단일화 때문에 진 것이 아니라, 원균같은 이회창 진영의 형편없는 자들 때문에 진 것이다. 그런 자들이 박근혜 주위에 모여 또 우파를 구렁텅이에 몰아넣고 있다.
따라서, 지금 우파에게 필요한 것은 박근혜처럼 기회주의적으로 변신하는 것이 아니라, 패배감속에 잠자고 있는 우파의 분노를 흔들어깨울 때이다. 전사들을 모으고, 결사대를 조직하여 기득권에 잠자고 있는 우파를 흔들어 깨우는 것이다.
그래서, 절대로 져선 안된다. 대한민국을 위해, 선진화된 나라를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겠다는 불퇴전의 각오가 우파진영 내부에서 솟구치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 우파가 허우적거리는 것은 잔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패배라는 깊은 늪에 빠진 우파의 기세다. 이 기세가 살아숨쉬지 않는 한 우파는 절대 승리할 수 없다.
따라서 우파가 승리하기 위해선, 패배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는 자신감부터 회복할 때다. 그리고 나서 좌파의 근본주의적인 개혁이 가져오는 국민생활의 피폐를 물고 늘어져야 한다. 즉, 개혁이라는 좌파의 장점을 단점으로 전환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면 이길 수 있다. 그러면 대한민국 다시 세울 수 있다.
겁낼 필요가 없다. 김정일과 노무현이 공조하며 대한민국과 한민족을 함께 망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인데, 무엇이 걱정이란 말인가? 국민들이 김정일과 노무현의 나라망치기, 민족망치기를 두고 보지 않을 것인데, 무얼 망설인단 말인가?
정작 지금 우파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상황이 어렵다고 푸념하며, 기회주의적으로 변신하려는 작태다. 박근혜와 한나라당, 원희룡...이같은 기회주의자들을 혼내지 않고서는 절대 우파승리는 없다.
지금이야말로 우파는 대동단결을 외칠 때가 아니라, 내부 기회주의와의 격렬한 투쟁을 전개할 때다. 내부 투쟁속에서 패배의 늪에 빠진 우파의 전의는 다시 솟구치며 일어설 것이다. 전의가 솟구쳐 올라와야 우파는 승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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