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국씨 시신 찾았다
대우건설 前사장 … 투신 11일 만에 발견
매일 100여명 동원 강바닥 '더듬이' 탐색
▶ 南전사장의 시신을 확인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조용철 기자]
지난 11일 한강에 투신한 남상국(南相國.59) 전 대우건설 사장의 시신이 11일 만인 22일 오후 1시55분쯤 발견됐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한남대교 남단 12번 교각에서 하류 쪽 100m 지점으로 南씨는 집을 나갈 때 입었던 검정색 체크무늬 점퍼.검은색 양복 바지에 안경을 착용한 상태였으며 2.5m 깊이의 강 바닥에 완전히 가라앉아 있었다.
◆ 시신 발견=시신을 발견한 서울소방방재본부 119 특수구조대 백운웅(34)소방교는 "부유물에 쌓인 시커먼 물체에 손을 뻗어보니 사람의 허벅지로 생각되는 물컹한 것이 만져져 시신임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白소방교는 "물 아래로 내려가 육안으로 살펴보니 南씨가 강바닥 개흙 속에 얼굴을 파묻은 상태로 엎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수색작업은 한남대교 교각에서 하류로 300m 떨어진 지점부터 2인1조의 수색대가 2~3m씩 상류로 올라가면서 강바닥을 샅샅이 훑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신 발견 소식을 듣고 현장에 도착한 南전사장의 부인 김선옥(53)씨와 아들은 시신을 확인한 뒤 오열을 터뜨렸다. 南씨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대우건설 회사장(葬)으로 치러진다.
南씨는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건평(62)씨에게 사장 유임을 청탁하며 3000만원을 준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으며 지난 11일 자택에서 盧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시청한 뒤 부인 명의의 레간자 승용차를 타고 집을 나서 한남대교 남단에서 한강에 투신했다.
盧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대우건설의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하신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그런 일 이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수색 과정=경찰.소방당국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하고도 시신을 찾지 못하자 시중에는 "南씨가 도망갔다"는 루머가 나돌았다. 정치권에서도 '안 찾느냐, 못 찾느냐'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그동안 수색에 투입된 인원은 하루 평균 106명으로 연인원이 1000명을 넘는다. 경찰보트 다섯 척.소방구조정 한 척, 헬기 두 대에 고성능 투시장비까지 동원됐다. 경찰특공대.해병대 특수수색대까지 나서 한남대교 반경 500m를 샅샅이 뒤졌으나 南씨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다. 대우건설도 자체적으로 다이버를 고용해 수색에 나섰으나 성과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수중 시계(視界)가 30cm 미만이어서 수색대원들이 일일이 강 바닥을 손으로 만지며 수색하느라 어려움이 많았다.
용산서 관계자는 "지난해 관내에서 발생한 익사자 66명 중 일주일 이내에 시신이 발견된 경우는 42명"이라며 "13명은 3개월 안에 발견됐고 아직 발견하지 못한 사람도 10명"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9일 南씨의 몸무게와 같은 61kg짜리 마네킹을 한강에 떨어뜨려 하루 동안 하류 쪽으로 40m 떠내려간 뒤 제자리에 머무는 것을 확인하고 투신지점 반경 100m 안을 집중 수색한 끝에 시신을 찾았다.
민동기.임미진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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